왕초보엄마의 육아그림일기
정신과에서 일하던 시절,
알코올중독에 걸린 여성 환자분들과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대해
이야기 나눈 적이 있다.
50대였던 한 분이
자녀를 낳은 순간이라 했고
아기를 낳은 엄마들은 모두 동의했다.
그때 난 임신 전이었기에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냥 힘들기만 할 것 같았다.
아이가 내 몸을 통해 빠져 나와야하니까.
그리고 출산 당일,
정말 생애 처음으로
그렇게 용을 써봤다.
용을 최선을 다해 쓰자
아기가 뿅 태어났다.
그저 신기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며칠 전,
그림 그리는 작가분이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 언제 였는지?"
물었다.
그런데 정말 아이러니 하게도
감자를 낳은 순간이 떠올랐다ㅎㅎ
정말 힘들었는데
너무나도 보람차던 그 순간.
감히 최고가 아니었다 말할 수 없던..
그 순간ㅎㅎ
내가 엄마로 해낼 수 있을까 두려워만 했는데
내게 초인같은 힘을 주는
아이와 첫 대면한 그 순간.
나는 그렇게 소중한 아이와
내가 그 아이를 가지고 낳고
키울 수 있도록
물심양면 보필한 남편과 함께
여유롭고 행복하게 사는 삶을
또 한 번 꿈꿔 본다♡
(수채화물감으로 칠했다가
남편과 아기의 색이 번져버렸다.
I'm so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