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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려와요] 프롤로그

프롤로그

by 캔디작가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장 어려운 이유


"엄마한테 전화 한지 오래된 것 같은데, 오늘 저녁에 전화해야겠다."


사무실에서 일하던 중 문득 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보니 또 다른 핑계들이 줄줄이 늘어섰죠. 아이 밥 먹이고, 숙제 봐주고, 설거지하고... 어느새 시간은 밤 9시를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엄마였어요.


"아, 엄마에게 전화하기로 해놓고 깜빡했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엄마도 나와 똑같은 마음이셨구나. 자식에게 전화하고 싶지만 바쁠까 봐, 귀찮을까 봐 망설이셨을 거라는 걸요.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런 걸까요.

서로를 생각하면서도 서로를 배려한다는 이유로 거리를 두게 되는 것. 가장 가까운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조심스러워지는 관계.

이 책은 그런 복잡한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치매 진단을 받은 아버지, 70세에 요양보호사 자격증에 도전하는 어머니, 그리고 멀리서 지켜보며 작은 관심이라도 전하려 애쓰는 딸의 이야기입니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가족의 1년간의 기록이지만, 그 속에는 우리 모두가 경험하는 사랑과 미안함, 그리고 성장의 순간들이 담겨 있습니다.


새벽 3시 화장실 청소부터 치킨 네 봉지에 담긴 마음까지. 돌봄 로봇 실험기부터 한강 종주 걷기 프로젝트까지.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울컥하고, 때로는 따뜻한 이야기들입니다.

완벽한 자녀는 없습니다. 완벽한 부모도 없고요.

하지만 서로 배워가며 사랑하는 것, 서툴더라도 마음을 전하려 애쓰는 것, 그것이 바로 가족이라는 걸 이 글들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혹시 당신도 "엄마에게 전화해야지" 하면서도 자꾸 미루고 계신가요?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어떤 거리감을 느끼고 계신가요?

이 책이 그런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정말 오늘은 부모님께 안부 인사 한 마디라도 건네보시기를 바랍니다.

가장 가깝고도 먼 사람들과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가는 이야기.

이제 시작합니다.


2025년 9월
딸이면서 엄마이기도 한, 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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