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예찬 창작시.. 빨래가 운다. 아니 빨래가 웃는다
설거지도 세탁도 잘 하지 못한다
결혼생활 31년 장인의 그녀에게 가르침을 받고 있다
- 설거지는 끝마무리가 중요하다는 점,
- 찌꺼기들을 가르는 채를 음식물 쓰레기에 잘 넣어서 버려야 한다.
사과껍질도 냉장고 안에 보관해야 한다. 냉장고에서 숙성되는 음식물 쓰레기는 나쁜 냄새가 없다.
세탁기의 사용도 반드시 향기로운 유연제를
적당히 넣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ㅡ
특히 빨래 후에 널때 실내에서 선풍기를 돌려서 말려야 세탁물의 냄새를 막는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집안 곳곳에 꽃향기를 풍기는 지혜로운 요정이다.
나의 세탁물이 냄새나는 것을 빳빳한 햇살 건조없이 선풍기 하나로 차단시켰다.
설거지도 세탁기의 여왕은 모든 것이 그렇게 깨끗하게 정리한다.
그녀는 정리의 여왕, 설거지와 세탁기의 님프다.
그녀가 닿는 곳은 구석구석 정갈해지는 마법의 손이다.
집안은 언제나 럭셔리 호텔처럼 눈부시게 빛나는 것을 그녀는 요정, 마법사처럼 보여주었다.
칠칠하지 못하게 정리하지 못하는 나를 타이를 때가 있어도 불평하지 않는다.
조용하게 보여주는 그녀의 정갈한 정리정돈에 부끄러워진다.
쌀밥을 얼려서 사각형으로 냉동실에 차곡 차곡 쌓아둔다.
오븐에 살짝 돌리면 새밥처럼 햅곡밥처럼 생기가 돈다.
거기에도 슬기로운 조언은 빠지지 않는다. 물을 부어주면 밥알들이 통통해진다.
그녀가 없을 때, 꺼내먹기 좋은 사각밥,
부끄러운 이브를 그녀라고 표현했다. 모든 이브들이 모두 알고 있는 거라고 했다.
그녀는 겸손하다. 내가 모르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 그녀는 집안 관리의 요정 집사다.
아담은 이브없이 살 수가 없다. 코믹하게 적었지만, 사실 결혼생활을 코칭하는 그녀없이 살 수가 없다.
이브는 잔소리의 요정이다.
"작은 소리로 소곤소곤 말하기"
"음식물 먹을 때 쩝쩝 소리 내지 않기"
"하품 크게 소리 내지 않기"
"좋은 냄새 풍기기"
"사람들 앞에서 매너, 예의를 갖추기"
그런 잔소리들은 벌거숭이 야생의 아담을 초문명국의 신사로 선비로 탈바꿈시킨다.
아담은 이브없이 살아갈 수 없는 것이다.
품격있는 결혼생활 행복은 이브의 잔소리를 따르는 것이다.
그녀가 없으니 집안 곳곳의 사물들이 주인을 잃은 것 같다.
아담은 에덴 동산의 주인이 아니었기에 쫓겨난 것이다.
이브가 돌아와야 우리집 에덴 동산은 부활하겠다.
<호프맨작가 창작시 : 빨래가 웃는다>
빨래가 젖은 눈물 흘린다
왜 짜내지 않았느냐고 섭섭해한다
왜 아무렇게나 버렸냐고 운다
자동 탈수 과정은 구원의 길
깨끗하게 씻기는 길, 겨우 달랜다
속깊은 빨래가 웃는다
빨래는 화장 좋아한다
향기나는 거품 목욕 좋아한다
색깔로 치장하는 것 싫어한다
빨래는 색조 화장을 거부한다
향기 화장만 고집한다
부활의 기적은 신만이 만드는
것이 아니란다
빨래는 불멸이다
빨래는 새로 태어나는 것 반복한다
우리가 숭배하지 않는 것은
빨래의 겸손이다
빨래는 성자다 기꺼이 악취
받아들인다
온갖 오물 뒤집어쓰고
땀방울의 흡연 마다하지 않는다
빨래의 세탁기 앞에
고해성사 하고 만다
빨래는 바람 햇살과 살을 대는
사이다
바람 머금고 햇살미소 짓는다
심장 멈추었던 빨래
빨래줄 빨래집게로 피와 살은
순환하게 된다
빨래는 누구보다 충실하다
오로지 한 사람 주인에게로
돌아가는 운명이다
잘 포개어진 빨래 - 우리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빨래는 다른 주인 모른다
빨래도 사람도 다시 만나면
기뻐서 운다
아니 빨래가 웃는다 그렇게 세상
모두 부활한다
<에필로그>
여인들에게서 배웁니다. 내가 돌리는 세탁기 빨래는 왜 그렇게 웃지 않는지...
엄마들, 아내에게서 배웁니다. 빨래를 울리지 않는 그 정성스러운 수행을...
호프맨작가 창작시 : 빨래가 운다. 아니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