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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온다
지난 금요일 오랜만에 미세먼지도 없고 괜스레
기분이 설렌다. 내 감성이 아직 안 죽었다는 이야기!
오전 도서관에 신청해 두었던 희망도서를 받아오며 살랑이는 봄내음을 느낀다.
아직 코트를 입고 있지만 ,
아직 손끝은 시린 느낌이지만
곧 봄이 올 것 같다.
아이들이 하교하고 저녁 강의를 들으러 가기 전
마음이 급해진다. 오전에 외출한 덕에 청소도
빨래도 저녁 준비도 모두 오후 시간으로
미뤄져 있었다.
이리저리 왔다 갔다 집안일을 하다
택배가 와서 현관문을 열었다.
햇살이 현관 안 신발장까지 들어온다.
나도 모르게 현관문을 활짝 열고 나간다.
집 앞 작은 화단의 작은 사철나무와 씨앗부터
키워내 작년 잎까지 보여주었던 자귀나무가
잎도 없이 얄따란 줄기만 길게 서 있다.
겨우내 쌓인 낙엽들을 손으로 긁어낸다. 고사이로 살짝궁 손을 내밀며 올라오는 싹이 보인다.
작년 봄에도 이렇게 살짝궁 올라와 나를 설레게 하더니만 요 귀여운 놈이 올해도 올라와 주는구나 싶어 반갑다. 가을에 노랗게 우리 작은 화단을 장식해 주었던 국화가 다 시들어 가지를 잘라주었었는데 낙엽들 사이에 연두색 잎들이 봄의 쑥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다.
낙엽을 정리하고 큰 화단을 둘러보니 산수유의 작은 봉오리가 노란빛을 내고 있다. 신기하다. 봄이 되면 나무줄기도 은은하게 초록빛을 머금는다.
아무리 추워도 봄은 온다.
우리에게 봄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