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담그기
겨울 먹거리
먹을 땐 좋은데
준비단계 신경 쓸 일 많다
오케스트라 연주와 같다
품질 좋은 배추와 무 찾아
시장 이곳저곳 기웃거린다
알이 꽉 차고 달아 보이는 배추 골라
끙끙거리며 옮긴 후
배추갈라 소금에 절인다
노오란 배추 속살 드러나면
굵은소금 아낌없이 배추 속속들이 뿌린다
배추 절여질 동안
배추 속에 들어갈 무, 쪽파, 갓, 각종 야채 다듬어
깨끗이 씻어 물 빠지도록 바쳐둔다
반나절 즈음
숨 죽었는지 확인 후 배추 뒤집는다
저 혼자 뒤집어지면 좋으련만
얜 참 손이 많이 가는 애다
김장 며칠 전부터 마늘 까고
젓갈 사다 끓이고 거르고
김장배추 담을 통 닦고 물기 빼놓는다
고추 일일이 닦아 방앗간 가서 빻는데
곱게 빻아진 고춧가루에 재채기 연신 나와도
방앗간 있는 동안 다른 집은 어떤 재료 넣는지
서로 정보 교환하며 빠진 재료 없는지 확인할 겸
더 맛난 레시피 있나 공유하며
방앗간 수다
단순한 수다 같아 보이지만
레시피 정보교환 장소
드디어 김장 담그는 날
준비된 재료들 집합!
썰고, 빻고, 갈고
아 참! 죽 쒀야겠네
지휘자의 지휘에 맞춰
연주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