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감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오랜 기다림!!!

by 풍요로움

자꾸 감사 기도가 나온다.

체력은 떨어지고 마음은 들쑥날쑥해도 감사기도가 나온다.

이유가 뭘까?


책도 오래 읽을 수 없고 뭘 해도 한 가지를 오래 할 수 없이 집중력이 떨어지는데도 자꾸 감사기도가 나온다. 상황상 감사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도 감사가 흘러나온다. 이건 분명 나의 의지 조금과 하늘의 은혜인 듯싶다. 과거의 좋지 않은 기억들, 억울함, 나름 내환경에서 했던 노력과 참음, 인내들 그러나 원하는 만큼의 결과가 없는 상황들, 보상받고 싶은 심리가 뒤엉켜 슬픔과 무기력함에 하루하루를 보낼 수밖에 없는 상태에 놓여있는 것이 한심하게 생각되는 나날들, 화가 밖으로 꺼내지던 날들...

모든 것이 원망스러웠고 화가 다스려지지 않아 말로 쏟아내던 날들...

도저히 '화'의 끝이 날 것 같지 않았다. 참 오래도록 묵혀졌던 감정들이 다 쏟아져 나와 화내는 나조차도 당황스러운데 원가족들은 오죽했을까 싶다.


마음속에 있었던 것들이 하나하나 드러난다는 것은 마음의 치유가 일어난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면에 무엇이 있는지 들여다볼 힘이 있기에 그나마 드러낼 수 있는 것이지 그럴 힘조차 없으면 드러내기는커녕 더 깊이 감춰져 치유는 일어날 수가 없다. 용기가 있어야 자신의 마음 상태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부끄럽고 창피해서 마음속 걸림돌들이 점점 커져 잘못된 형태로 폭발되게 된다. 돌이킬 수 없는 형태로 터지면 수습이 불가능하다. 그러니 자신의 마음 상태를 늘 관찰하고 돌봐야 한다.


싸울 때에도 적절한 말의 기술이 필요하다. 무조건 참기만 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대화 도중 싸움이 커지겠다 싶으면 타임아웃도 필요하다. 격해진 감정을 추스르고 다시 대화를 시도해야지 당일에 끝장을 보겠다고 하면 서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문제가 생겼으면 서로 인지하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싸움이 될까 봐 덮어두고 지나가면 같은 문제로 또 싸우게 된다. 한 사람의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해서도 안된다. 서로의 합의점을 찾아내야 한다. 싸움에도 잘 싸우는 기술이 필요하다. 싸웠다면 서로의 상한 감정들을 풀어주고 다독여주는 기술 또한 습득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어릴 때부터 습득되지 않으면 성인이 된다고 해서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나이 마흔에 늦은 독립 후 7년 동안 여러 감정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가장 많이 드는 감정은 억울함이었다. 그다음은 무기력, 그다음은 화, 슬픔과 두려움이었다. 이젠 기도가 흘러나온다. 앞으로는 기쁨이 흘러넘치겠다는 기대감마저 생긴다. 얼었던 마음에 봄의 기운이 흘러넘칠 때가 된듯하다. 이렇게 되기까지 혼자만의 시간과 명상, 기도, 쉬고 싶은 만큼 무한정으로 쉼을 가졌다. 생계가 걱정되었지만 하늘에 맡기며 무한정 내 몸이, 내 마음이 '오케이'라고 할 때까지 쉼을 가지고 있는 중이다. 무한 반복되는 이 감정들과 떠오르는 것들이 드러나도록 내버려 뒀다.


'그럴만하니 자꾸 떠오르는 것이겠지!'


스스로를 괴롭히는 감정들이 힘들다고 억누르면 억누를수록 계속해서 떠오르는 생각들에 충분히 애도하는 기간을 주었다. 기도의 형식으로, 명상의 형식으로, 내 안에 내면 아이를 인정해주고 사랑해주고 안아주었다.

참으로 오랫동안, 지겨울 만큼 많은 시간 동안 '불쾌한 감정들이 참 지치지도 않고 떠오르고 괴롭힌다'라는 생각이 들면, 또다시 오랫동안 떠오르는 힘든 감정들과 생각들을 다독이고 또 다독이고 또 다독였다. 내면을 다독이다 보니 묵은 감정들이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감정이 누그러지면 글이 쓰고 싶어 졌다. 책이 읽고 싶어 졌다. 먹고 싶어 졌다. 산책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회화 한마디라도 공부해야겠단 마음이 들었다. 이런 마음이 들 때면 '좋은 습관 들이려고 많이 노력해왔구나!' 스스로를 대견해하는 생각이 올라왔다. 물론 많은 시간을 할애하진 못하지만 '티끌모아 태산'의 정신으로 조금씩, 위안이라도 삼고 싶은 마음으로 행한다. '이런 것들이 무슨 쓸모와 소용이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도움이 되는 날이 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행한다.


하나님께, 부모님께, 오빠에게, 특히 엄마에게 많은 원망들을 쏟아내고 쏟아내고 또 쏟아내서 죄송스러운 마음이 많이 들었지만 이 또한 허락되어서 감사하다. 원래의 착하고 순했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음과 동시에 성숙함이 더해지고 있으니 감사하다.


감사와 함께 소망을 담아 기도한다.

'하나님! 제가 점점 성숙해지고 있사오니 약한 저이지만 저와 잘 맞는 사람, 사랑스럽고 참 좋은 사람 이제는 만나게 해 주실 거죠! 신명기의 말씀처럼 내가 채우지 아니한 아름다운 물건이 가득한 집을 얻게 하시며 내가 파지 아니한 우물을 차지하게 하시며 내가 심지 아니한 포도원과 감람나무를 차지하게 하신다고 하셨으니 이 말씀대로 되리라 믿고 감사드립니다.'


감사가 시작되었고 슬픔이 기쁨으로 바뀌고 있으니 하나님께서 만나게 해 주실 내 사랑하는 사람과 풍요롭게 누리는 날만 남았다. 안정감은 하늘에 계신 하나님에게서 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감사가 나오는 것이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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