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로맨티시스트 정조

이전과 다른 사극! 궁녀들의 주체척인 삶을 그려낸 궁중 로맨스!

by 풍요로움

사람에게 빛과 어둠, 그림자, 에너지 파동이 분명 있는 듯하다. 똑같은 사람인데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르니 말이다. 비슷한 사람이고 비슷한 또래 속에 있는데 유독 빛이 나는 존재가 있다. 요즘 빛이 나는 인물은 아이돌 그룹 중 2PM 멤버 이준호다. 그전에도 이준호는 아이돌 그룹 활동도 하고 연기도 하는 재능 있는 사람이었다. 분명 이름도 알고 있었고 그가 출연하는 드라마도 재미있게 보았었다. 아이돌인데 연기 잘한다. 이 정도였는데, <옷소매 붉은 끝동>을 통해 그가 그동안 갈고닦아 온 노력과 재능이 한데 모여서 기대 이상으로 연기력을 발산하고 있다. 이산 역할을 너무나도 잘 소화하고 있다. 심지어 연기를 즐기는 것 같다.


그전의 사극은 정치적인 것과 남성 중심의 시각으로 사극을 그려냈었는데, 이번 <옷소매 붉은 끝동>은 여성 중심으로 여성의 시각으로 역사를 그려내고 있다. 궁녀를 하나의 직업으로 그려내고 있다. 왕에게 소속된 하나의 소품이 아니라 하나의 직업군으로 그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으며 왕이나 정치적으로 힘이 있는 남성에게 의지하는 연약한 여인이 아니라 정치적 세력과 손을 잡고 힘을 행사하는 주체적인 여성들로 그려지고 있다. 더 이상 남성들의 소유물이 아닌 주체적인 개체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로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 그전의 사극과 차이점이 있다.


당찬 여성들 속에서 이산은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하는 듯싶지만 궁녀 덕임에게 흠뻑 빠져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 당긴다고 당겨지지 않는 덕임에게 오히려 휘둘리고 있다고 고백할 만큼 덕임의 매력에 푹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오히려 덕임의 도움을 받아 위기에서 빠져나온다. 이미 이산은 덕임에게 빠져있는데 덕임은 궁녀로서 자신의 일에만 충실하다. 재능 있고 지혜로운 여인이니 자신이 어찌해야 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이산의 마음 또한 훤히 꿰뚫고 있으니 게임 끝이다.


왕세손이지만 연애에 있어서는 이산이 '을'이다. 표면상으로는 이산이 지시하고 그녀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일개 궁녀에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으니 화가 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성질 다 죽이고 때를 기다리며 덕임의 마음을 얻기 위해 기다리는 '로맨티시스트 이산!'. 모든 궁녀들은 왕의 여인이니 왕세손으로서는 궁녀들에게 함부로 할 수 없는 이유도 한몫한다. '할아버지 영조나 대신들의 눈밖에 나면 왕위 계승이 어려울 수 있으니 얼마나 조심스럽고 애가 탔을까!'


왕세손 이산은 아버지 사도세자와 할아버지 영조와의 반목을 어려서부터 봐오던 터라 할아버지 마음에 들어야만 목숨을 건질 수 있고 왕위도 물려받을 수 있다. 어머니 혜경궁 홍 씨도 지켜야 한다. 게다가 이산의 아버지 사도세자를 죽게 한 대신들은 어떻게 해서든 이산을 왕위에 오르지 못하게 하려고 눈에 불을 켜고 꼬투리를 찾고 있다. 이런 상황에 여자에게 눈을 돌린다는 것은 어쩌면 이산에게 사치일 수 도 있다. 그런데도 이산의 눈에 들어온 덕임은 얼마나 매력적인 인물이었던 것일까?

정조가 직접 쓴 《어제의 빈 묘지명》에 따르면 재능·기술·예술까지 완전히 갖춘 여인이었다고 전해진다. 거기에 왕의 승은을 2번이나 거절한 당찬 궁녀이다. 그것도 조선시대에, 이 사건만 봐도 조선시대의 여인이지만 현대적 여성의 성향을 띤 궁녀 덕임은 딱 정조의 스타일이었던 것 같다. 일할 땐 일하고 연애할 땐 연애하는 요즘 세상의 남성들이 좋아할법한 여성 덕임이 궁녀가 아니었다면 다른 남성에게 덕임을 분명히 빼앗겼을 것이다. 궁녀였기에 나중을 기약하고 시간을 준 배려 아닌 배려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성군 정조, 조선의 제22대 왕,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학문이며 무예에 뛰어날 뿐만 아니라 백성을 어질게 다스렸던 왕, 정조 이산 역을 아이돌인 이준호에게 맡겨졌다는 것은 그 친구에게 그만한 반듯함과 실력, 성실함이 있다는 뜻으로 비친다. 이준호가 일본 십 대들에게 인기가 있으니 아시아권 십 대들을 겨냥 해 만든 궁중 로맨스라서 가볍기만 할 줄 알았는데, 대본 내용이 탄탄하다. 웹툰이 주는 이야기 자체가 신선하고 시대 흐름과 잘 맞아떨어진 부분도 있다. 웹툰을 기반한 것이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내용이다. 궁중 여성들의 주체적인 삶과 왕가의 삶을 어느 정도 있을법한 내용으로 구성되어있고 장면 장면은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다.


이젠 대본 보는 눈도 있는 이준호, 자신이 어떻게 하면 매력적으로 보이는지 아는 듯하다. '노력파에 실력파 이준호가 앞으로 얼마나 더 빛을 바라게 될까!' 너무 기대된다. 너무 기대하면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많은 무대 경험이 있고 배우로서 감정선을 유지하고 표현하는 표현력이 이젠 몸에 밴듯하다. 15년 차 아티스트이자 배우로 자신의 직업을 즐기고 있는 이준호 반짝반짝 빛이 난다. '우리 집으로 가자'는 실력과 노력을 겸비한 이준호에게 군에 있어도 잊히지 않게 운으로 작용한 하나의 신호탄이었다면 <옷소매 붉은 끝동>은 그를 위해 미리 준비된 디딤돌이지 않나 싶다. 제아무리 실력이 있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해서 모두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닌데 이준호에게는 운도 따라주고 있다. 아이돌로서야 이미 정평이 나있지만 험난한 연예계에서 얼굴만 알려진 것이 아니라 배우로서 이름도 알려지고 있는 이준호, 배우로서도 세계적인 스타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근성까지 갖추고 있으니 오래도록 이준호라는 이름이 반짝반짝 빛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