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를 깨닫게 되다.
유튜브를 핸드폰에 설치하고 처음 접속을 하는 스키마이다.
첫 화면부터 추천하는 여러 영상들을 무시한 채 첫 번째 검색어
“좋은 학군”을 입력하였다. 정말 다양한 영상들이 검색 결과로 나왔다.
그리고 스키마는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면 바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집 앞 공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좋은 학군이라는 검색어 결과의
모든 동영상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듣기 시작했다.
걷는 내내 영상을 듣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2시간을 넘게 걷기도 했다.
유튜브는 정말 그야말로 지식의 창고였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본인의 생각을 영상으로 공유해주고 있었다.
시골 마을에서 나고 자랐고 대전에서 중고등학교를 보냈긴 했으나
다양한 학원을 다니지 못했던 스키마는 학군에 대해 잘 몰랐다.
더군다나 부동산에 관심이 없던 터라 지역에 대한 개념도 없었다.
어느 정도 영상을 보다 보니 결국 학군은 부동산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었고,
스키마가 갈 수 있는 지역은 돈에 의해 일정 부분 정리가 되었다.
물론 집을 팔고 전세나 월세로 더 좋은 학군지로 갈 수도 있었으나
워낙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스키마였기에 그 부분은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본인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매도하고 새로 이사 갈 학군지의 아파트 가격의
차이를 조사하고 그 차이가 LTV 안에 들어와서 대출이 되면 되는 것이었다.
최대한 대출을 일으킬 경우 분당까지는 갈 수 있었으며,
어느 정도 대출을 일으킨 다면 수지로 이동을 할 수 있는 있었다.
스키마가 처음에 생각했던 좋은 학군이란 좋은 대학교를 많이 보낼 수
있는 중학교, 고등학교가 있는 곳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그지역으로 이사를 가야 했다.
처음에는 당연히 분당으로 이사를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회사 사람들도 갈 수 있다면 분당이 더 나은 건 당연하다고 하였다.
그렇기에 당연히 분당의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던 스키마였다.
하지만 그즈음 스키마의 결심을 흔드는 사건이 발생을 한다.
바로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COVID-19이다.
‘20년 3월 COVID19가 공식적으로 선언되자 전 세계의 증시는
바닥이 어디인지를 확인하려는 듯 매일매일 수직낙하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좋은 학군이라는 검색어로 알고리즘을 만들어놨던
스키마의 유튜브는 자연스레 미국 주식 투자 영상을 지속적으로 추천해 줬다.
어느 정도 이사해야 할 곳을 어느 정도 정리하였기에,
더 이상의 학군 동영상은 보지 않아도 되는 스키마는
미국 주식 관련 동영상을 하루에 2시간씩 보게 되었다.
그리고 스키마의 인생을 바꿔준 다큐멘터리를 만나게 된다
바로 EBS의 “자본주의” 1~5회였다.
5부작의 동영상을 모두 시청한 스키마는 정말 누가 망치로 머리를
세게 때린 것 같은 충격을 받게 된다.
이 자본주의 사회는 어떻게 구성되고 돌아가게 되는 것인가?
왜 부자는 계속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한가?
레버리지 즉 대출을 잘 활용하지 못하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자산은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의 영역이다.
자산을 매수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가난해지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왜 발생하고 우리는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가?
투자는 손쉽게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의 허황된 행위다라고 생각했고,
부동산 투자자는 소중한 보금자리를 담보로 위험한 투기를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 왔던 본인 스스로가 한심했다.
불과 얼마 전 대출을 굳이 조기 상환을 하고
그걸 자화자찬하며 값 비싼 고급 세단을 산 자신의 행위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정반대의 행위였다
이대로면 안된다. 이대로 계속 산다면 난 비참한 노후를 맞이할 것이다.
그리고 스키마는 결심한 듯 중얼거렸다.
“이사는 분당이 아닌 수지로 간다. 그리고 남는 돈으로 주식을 해야겠어”
2025년 3월 지유의 초등학교 5학년 개학날이다.
5년 전 수지로 이사 온 스키마는 그때 분당이 아닌 수지로 이사 온
본인의 판단에 몹시 만족을 하고 있었다.
그 당시 대출 4억을 받아
1억은 아파트 매수에 보태 사용했고
1억은 아파트 전체적인 인테리어 비용으로 사용하였다.
나머지 2억은 미국 주식 투자 자금으로 세팅하였던 것이다.
만약 분당으로 갔다면 미국 주식을 시작하지 않았거나,
인테리어를 하려는 마음을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좋은 학군에 대한 정의가
조금이라도 덜 일탈하는 곳이 좋은 학군이라는 말을 보고
굳이 무리해서 분당까지 가지 않아도 되겠다고 결심을 했던
본인의 선택이 현명했다고 생각했다.
“이젠 지유가 대학을 갈 때까지 열심히 투자를 하기만 하면 되겠다”
라고 마음을 다잡는 스키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