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게장 전문점
오늘 옛날에 네가 먹고 싶다던 화해당 갈래?
갑자기 왜?
아니. 그냥. 드라이브 삼아 갔다 오면 좋을 것 같아서.
그래. 그러던지 (말던지).
며칠 전에 남편과 사소한 말다툼을 했다.
오늘 남편이 갑자기
내가 가고 싶다던 맛집에 가자고 한다.
물론 나는 아직 화가 풀려 있지 않았다.
뭐 때문이었냐 하면,
당연히 '엄청 중요한 것' 때문이었다.
근데 그 '엄청 중요한 것'이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다.
충남 태안군에 있는 이곳까지 가는 길은 꽤 예뻤다.
그날따라 날씨도 좋아서 바깥 구경도 하다가
나도 모르게 잠들었다.
비몽사몽인 상태로 가게에 도착했다.
몽글몽글 부드러워 보이는 계란찜이 먼저 나왔다.
한입 먹고 나니 맛있어서 입꼬리가 내려가질 않았다.
게장에 쓰인 간장으로 간을 해서 감칠맛이 엄청났다.
뜨끈하게 먹으니 뜨끈하게 속이 풀리네.
대망의 간장게장이 나왔다.
바글바글 끓은 돌솥밥이 같이 나왔는데
밥양이 넉넉해 보였다.
멀리까지 운전하느라 고생했어.
나도 맛있게 먹고 좋지 뭐.
게눈 감추듯 사라진 밥처럼
캐캐묵은 내 감정도 사라져 버렸다.
남은 게장에 밥이나 한 공기 더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