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당황하게 만드는 손님들
언제나 말은 신중히 합시다.
일을 하다 보면 손님의 말이나 행동 하나로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어느 날 저녁시간 포장 손님이 오셨는데 가게를 둘러보더니 "저녁엔 손님이 별로 없죠? 술 손님이 많아야 돈이 될 텐데"라며 한 마디 하셨다.
"그러게요"라고 대답하며 부지런히 포장 준비를 하면서 식사 세 가지와 미니 요리 한 가지를 주문하셨기에 음료수라도 하나 챙겨 드려야겠다 싶어 "음료수 하나 챙겨 드릴게요 뭐 좋아하세요?" 여쭤보았다.
"됐어요"라고 대답하시더니 "음료수 하나 준다고 손님 안 와요"라고 말을 덧붙이신다.
순간 머리가 띵- 하였다.
'뭐지? 왜 저렇게 말씀하시지?'
그동안 포장을 어느 정도 해 가시는 손님들에겐 감사한 마음에 음료수 하나씩 챙겨드렸었는데 저 손님한텐 이게 다시 와달라는 뇌물같이 느껴지신 건가?
감사한 마음으로 건네려 했던 음료수였는데 손님의 그 한마디가 참 마음을 어지럽게 하면서 내 마음과 달리 손님에겐 다르게 전달이 된 건가 싶어 속상하기도 하였다.
또 한 번은 손님 세 분이 쉬는 시간 다 되어 오셨다. 그중 한 분은 지역 축제 추진을 하셨던 분이었고 작년 축제를 준비할 때도 식사하러 몇 번 오셔서는 우리 가게 근처에서 축제를 하니 자기들에게 잘해야 한다며 한참 으스대며 말하셨던 분이었다.
주방 마감이 다 돼가 요리와 식사같이 주문을 받는다고 말씀도 드렸다. 술을 같이 주문하시기에 당연히 쉬는 시간이 되어도 나가시지 않을 것 같아서 남아서 기다렸다.
그렇게 드시다 쉬는 시간도 훨씬 지났는데 전화를 하시며 손님을 부르시더니 곧 일행이 온다고 음식을 주문하겠다 하여 지금은 주문이 안된다고 정중히 말씀을 드렸다.
내가 말한 후 축제 추진을 하셨던 분이 주방 사람 내려와서 음식을 하라고 전하라는 말을 하셨다.
지금은 튀김기며 다른 기계들이 다 꺼져있어 어차피 음식을 바로 할 수 없다고 조금만 기다리면 쉬는 시간이 끝나가니 직원이 올 때까지 30분 정도 기다리시라고 좋게 말씀드렸다.
좋게는 말씀드렸지만 막무가내로 내려와서 음식 하라고 말하는 그 손님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분명 쉬는 시간임을 알려드렸는데 내려와서 음식을 하라니, 본인들이 우리 가게의 주인도 아니면서 어찌 저렇게 자기들 편할 대로 행동하고 말을 할까 싶어 어처구니가 없었다.
사람들은 어디 가서 대접받는 걸 좋아한다.
당연하다, 누군가 나에게 맞춰주고 잘해주는데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렇지만 대접을 받으려면 그만한 행동을 해야 한다.
이 손님은 본인이 대접받을 만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작년 축제도 우리 가게 가까운 곳에서 열었고 그 추진을 본인들이 하였으니 우리들이 좀 더 잘 챙겨 주었으면 하고 바라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본인들의 무기가 되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런 식으로 말을 하고 행동하시는 분들은 챙겨드리려 하다가도 마음이 싹 가시곤 한다.
이 밖에도 자기는 농담이랍시고 하는 말인데 듣는 상대방은 기분 나쁜 성희롱을 던지거나 불쾌하게 만드는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굳이 왜 저런 말을 하시지? 싶은 말을 하는 분들을 볼 때마다 나도 말조심해야겠다 다짐한다.
사람은 말 때문에 흥하고 망하기도 한다고 한다.
말 한마디 때문에 더 받을 것도 못 받고 괜한 미움만 사게 되지 말고 항상 말조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