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웃게 만드는 손님들
그래도 좋은 손님들이 더 많습니다.
장사를 하면서 무엇보다 힘이 되는 건 손님들의 '칭찬 한 마디'가 아닐까 싶다.
"이 집 짬뽕 때문에 다른 데 가서는 먹질 못해요. 아 이걸 어떻게 할 거예요!"
서울에서부터 일부러 찾아오신다는 첫 손님의 기분 좋은 칭찬과 함께 하루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이 집은 뭐든 다 맛있다'라고 칭찬도 해주시고 들어오시면서 '벌써 맛있는 냄새가 난다'라며 즐겁게 앉으시는 모습을 보면 너무 감사하면서도 이렇게 우리 음식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오늘은 무언가로 실망하시지는 않을까 더 신경이 쓰여 긴장이 되기도 한다.
어느 날은 한 손님이 "맛있게 먹었습니다"라고 말하고 나가시는데 그 말이 계속 생각나면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그다음부터는 나도 식당에서 맛있게 먹고 나갈 때면 "안녕히 계세요" 대신" "맛있게 먹었습니다"라고 말하고 나간다. 그러면 쳐다보지 않고 일하시던 사장님도 내 얼굴을 봐주시며 "감사합니다" 하고 웃어 주신다.
사람 마음이 다 비슷한 것 같다.
기분 좋은 말을 건네면 상대방도 기분 좋은 표정, 말로 되돌려 준다.
우리 가게에서도 "맛있게 먹었습니다"라고 말해주시고 가시는 손님들이 종종 계시다.
그 말을 들으면 한 번 더 손님의 얼굴을 보게 되고 다음에 오셨을 때 그 얼굴이 떠올라 한 번 더 웃어 드리게 된다.
장사를 하다 보면 반갑지 않은 분들이 간혹 계신다.
오셔도 '오늘은 저분이 또 무슨 트집을 잡지는 않으실까'싶어 마냥 환영할 수만은 없는 분들,
또는 손님들로부터 싫은 소리가 유난히 나오는 날들, '아 오늘 왜 이러지?'싶은 날들이 있다.
그럴 때 '잘 먹고 갑니다.' , '또 올게요' 웃으며 나가시는 손님들을 볼 때면 '그래, 저분들을 생각하며 기운 내자' 힘을 얻는다.
가끔은 단골손님들을 통해 감사한 마음을 받기도 한다.
오시면 잘 지내셨냐고 안부 건네드린 손님이 본인 커피 사면서 내 것도 샀다며 주시기도 하고 내 손등에 흉터를 보고는 바르라며 연고를 사 오시는 손님부터 일부러 오실 때마다 무언가를 챙겨서 오시는 손님들까지 이럴 땐 내가 그래도 손님들께 건네는 마음이 잘 전달은 되고 있나 보다 싶어 안심이 되기도 하고 손님들과 한층 가까워지는 느낌이 든다.
이런 손님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지금과 같이 계속 우리 가게를 방문하실 수 있도록 맛과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일 거다. 한번 더 눈 마주치며 얘기하고 웃어드리며 언제나 오면 기분 좋게 식사하고 갈 수 있는 가게. 그게 손님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하며 오늘도 감사한 마음을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