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이 될까요?
서로의 입장을 생각해 봐요.
가끔 뉴스에서 바쁜 점심시간에 혼자 식사하러 오는 손님을 받지 않는 곳들이 있어 혼밥 하기 눈치 보인다는 기사를 볼 수 있다.
식사하기 위해 몇십 분을 기다렸던 택시기사님이 혼자라 식사 안된다며 사장으로부터 매몰차게 거절당하여 되돌아가려니 앞에서 기다리던 부부가 같이 합석해서 먹자하여 겨우 먹고 갈 수 있었다는 기사를 보았을 때는 '그 사장 참 나빴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라 돈이 안되니 받을 수 없겠다는 사장의 그 태도는 과연 '내 가게이니 내 마음이지 뭐 어때?'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사장은 진정으로 손님들이 자신의 가게에 영원히 줄 서고 찾아 줄거라 생각하는가?
바쁜 점심시간은 직장인들로 손님이 몰린다. 점심장사가 주된 곳은 더 많은 손님을 받아야 하고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뭐든 다 빨리빨리다. 주방에서는 음식이 빨리 나와야 하고 사장은 손님들이 빨리 식사하고 일어나주길 바란다. 줄 서있는 손님들이 기다리다 돌아갈까 다 먹어가는 테이블 앞을 서성이며 눈빛으로 무언의 압박감을 주기도 한다. 다 먹고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일어나 달라며 재촉하기 바쁘다.
홀에서는 그릇을 재빨리 치워내고 물기 가득한 행주로 테이블을 닦아 내자마자 기다리는 손님을 앉히기 바쁘다. 직장인들이 몰린 대부분의 식당들 모습일 거다. 그러니 주인들에게 혼자 오는 손님이 어쩌면 반갑지만은 않은 일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식당은 4인 테이블을 주로 사용하는데 그 테이블에 혼자 온 손님을 받는다면 주인입장에서는 손해라고 생각이 들어 혼자 오는 손님을 받지 않는 것일 거다.
하지만 이건 하나만 생각하고 둘은 생각 못하는 사장들의 생각이다.
혼자 오는 손님이 영원히 혼자만 오는 것도 아니고 다음번에 다른 손님을 데리고 올 수도 있고 그 혼자 오는 손님이 한 달에 한 번 올걸 일주일에 한 번 오실 수도 있는데 지금 당장 한 명이라고 안 받는다는 건 지금 당장만 생각하는 잘못된 사고방식이라 생각한다.
차라리 회전율을 높여야 하는 식당이라면 1인석을 몇 좌석 마련해 두거나 4인 테이블 대신 떨어트려 사용할 수 있는 2인 테이블을 이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 그것도 안된다면 혼자 오신 분들에게 사전에 다른 분들과 합석하실 수도 있음을 부탁드리는 것이 나은 방법일 수도 있다.
다른 방법들은 해보지 않고 무조건 '안돼'를 고수하는 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분명 좋지 못하다.
손님들 입장에서도 저 가게는 한 명은 받지 않는 나쁜(?) 식당이라고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가게에서도 종종 혼자 오시는 손님들이 "혼자 왔는데 식사되나요?" 물어보고 들어오시기도 한다. 그 얘기를 들을 때마다 혼자서 안 되는 식당이 아직도 많긴 하나보다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
여기서 가게를 새로 오픈하며 이벤트로 식사하신 손님들께 긁을 수 있는 복권 한 장을 드린다. 혼자 오신 손님들이 그 쿠폰에서 나온 고량주나 탕수육을 드시기 위해 일행들을 같이 데리고 오시기도 하고 혼자서 드셔보고는 맛있다고 주말에 가족들과 모임을 하러 오시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혼자 오는 손님이 오늘은 혼자 와서 짜장을 먹었지만 다음에 와서는 탕수육을 시킬 수도 있고 동료들과 회식하러 오거나 가족들과 행사를 하러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도 사람인지라 혼자 오신 분들 중 바쁜 시간인데 귀에 이어폰 끼고 핸드폰으로 드라마나 유튜브를 틀어놓고 천천히 드시는 분들을 볼 때면 부글거릴 때도 있었다. 줄지어 서있는 손님들을 보면서 조금만 빨리 드셔주셨으면 하고 바라기도 했다. 다 드셨다면 양해를 구해보겠지만 그게 아니고 단지 천천히 드시는 거라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다음에 테이블 바꿀 일이 있다면 2인 테이블로 몇 개는 교체해야겠다 마음먹었을 뿐이었다.
줄 서있는 손님들을 보면서 '빨리 비켜줘야겠다' 배려해 주고 가게 사장들도 혼자 온 손님이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받아준다면 '혼밥문제'는 더 이상 나오지 않지 않을까?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심으로 서로를 탓하고 원망하는 문제들이 사라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