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하루에서 행복을 느껴 보세요.
'행복해야 한다'라는 믿음에서 한 걸음 비켜서서 너무 행복하지도 너무 불행하지도 않은 일상, 그저 '무난하고 무탈하고 안온한 삶'을 가치 있게 여기는 태도를 '아주 보통의 하루', 줄여서 '아보하'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최근 읽었던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가장 와닿았던 키워드이다.
'아보하'는 행복의 과시로 변질된 '소확행'에 대한 피로이자 반발이다.'라고 말한다.
한동안 소확행이 유행이었던 시절이 있다.
작은 것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이라 여겼던 처음의 뜻에서 점점 변질되어 무언가를 소비하고 소확행이라며 이것을 sns에 올려 인증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나 역시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소확행'을 이루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밥값보다 비싼 디저트를 먹는 모습, 작고 비싸지만 꽤나 만족감을 줄 명품을 산 뒤 언박싱하는 모습.
소소한 행복들을 느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누가 누가 더 행복하게 잘 살고 있나 경쟁하듯 인증들을 하다 보니 나도 무언가 올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핫플에 가서 즐기고 있는 내 모습. 하다 못해 아이들 데리고 놀러 가서 즐거워 보이는 내 모습을 남기는 것까지.
그리고 나를 위한 소비를 한 후 해쉬태그를 달며 인증하는 걸 잊지 않는다. #소확행
그냥 그 순간들을 감사히 생각하고 행복하다 느끼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나도 나름 잘 살고 있어!'라는 모습을 인증하고 싶어 했다.
나의 행복까지 남들과 비교하교 자랑하기 바빴다.
그러다 점점 나의 소확행을 자랑하는 것이 피곤해지고 그들의 소확행을 구경하는 것이 지겨워졌다.
그런데 이것이 나뿐만이 아니었나 보다.
많은 사람들 역시 변질된 소확행에서 피로감을 느꼈고 이제는 " 꼭 행복해 보이려고 애쓸 필요 있어?"라는 생각을 하며 평범한 보통의 하루를 감사하게 생각하고 가치 있게 여기고 있다고 한다.
나는 몇 달 전 책에서 '감사기도'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다.
대단히 특별한 일들이 아닌 아주 사소한 것들 하나부터 감사를 드리면서 삶을 긍정적으로 바꿔나가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그 책을 읽은 날 저녁, 아이들 잠자리 머리맡에서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다.
"오늘 아이들이 무사히 학교에 다녀올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친구들과 학교에서 즐겁게 보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밥을 맛있게 먹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분 좋게 씻고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은 엄마의 기도가 낯설면서도 칭찬받는듯한 느낌이 든 건지 입가에 미소를 띠면서 내일도 꼭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기도를 하였더니 매일 똑같았던 일상들, 평범한 하루라고 생각했던 날들이 진정 감사한 일이었구나 와닿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 평소와 똑같이 나갔던 아이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 아프지 않고 밥을 먹고 잘 잘 수 있는 것이 감사한 일임을.
이토록 평범하고 똑같은 날들이, 보통의 날들이 정말 감사함을 알게 해 주면서 남에게 과시하는 행복이 아닌 내 안에 진정한 행복과 평안함을 느끼게 되었다.
트렌드 코리아 2025 '아보하' 목차글 말미에 이런 말이 나온다.
《특별한 행복이 찾아오지 않았더라도 오늘은, 아주 보통의 오늘은 중요하다.》
요새같이 사건 사고가 많은 시국에 아주 보통의 하루가 얼마나 귀하고 값진 날인지 새삼 깨닫는다.
특별할 것 없는 오늘 하루라도 소중히 여기고 그 안에서 작은 행복을 느끼는 하루들을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