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라는 거대한 장에 나서기 전, 마치 그 세상을 미리 시뮬레이션 해보는 곳이 바로 학교가 아닌가 생각해.
일과를 마치고 돌아온 너의 간식 타임에 술술 풀려 나오는 학교 이야기 중, 늘 빌런은 빠지지 않지.
복도에서 큰 소리로 제 성질 못 이기는 아이도 있고 , 서넛 모이기만 하면 그 자리에 없는 누군가를 자꾸 입에 올리는 아이도 있고. 아마도 그 아이들은 자기의 험담에 동조를 받고 싶은 마음일거야.같이 험담시키고 제 말이 맞았다고 누군가를 구석으로 몰아넣고 싶은 나쁜 마음.
친구들과 나눌 즐거운 대화거리가 많을 때인데 굳이 자꾸 대화의 흐름을 그런 쪽으로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은 멀리하는게 좋아.
그런 사람들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변하지를 않더라고 .
몸에 아예 그 몹쓸 습관이 배어버려서 ,오염된 얼룩이 제거가 쉽지 않듯이 그가 좋은 쪽으로 개선되는 것을 보는 건 우리의 희망사항과는 달리 정말 흔치 않은 일이야.
나는 네가 그러한 자리에서 STOP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단호하면서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그 화제에 휩쓸려들어가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해. 물론 눈치도 보이고 힘든 일일수 있어. 다른 친구들도 아마 다 그런 눈치를 보며 지금 하고픈 말을 하지 못하고 있을거야.
하지만 잘못된 것은 험담을 꺼내는 사람이잖아.
근묵자흑이라고 했어. 이왕이면 처음부터 단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골라서 사귀면 좋겠지만, 처음 인상으로 그걸 알기에는 정말 쉽지 않지.
그것도 신학기 초반에는 다들 친구찾기에 혈안이니 본 모습을 아는 것은 쉽지 않아.
나는 '내가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사람이 모여든다'는 명제를 믿어.
물론 달콤한 것에 벌과 나비도 날아오지만, 벌레와 해충도 마구 꼬여들듯이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그래서 당사자의 힘이 중요한 것 같아. 내가 가진 핵심 메시지가 단단하다면, 네가 흔들릴 것 같지 않은 사람임을 보여준다면 입이 거칠고 험담을 일삼는 그런 아이들도 감히 네게 함부로 하지 않을 거야.
사실 나는 할 말 다 못하고 친구에게 가능한 한 맞춰주는 네가 답답할 때도 있어. 힘들어하면서도 휘말리고 있는 것 같아서말야.
아닌 것을 아닌것 같다고 말하고,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는 거절할 줄도 알며, 너를 향한 험담이나 비아냥에는 "그말 무슨 뜻으로 나한테 하는 거야?"라고 침착하게 상대에게 던질 수 있는 힘이 있는 아이였으면 좋겠어.
그것은 나를 지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한 가지이고, 그 단호함이 온갖 삐쭉대는 것들로부터 내가 좌지우지되지 않을 방법이라는 거야.
어렵겠지만 네가 부던히 연습하고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란다.
안타까움에 자꾸 이런 말을 하는 건 말야.
내가 그렇지 못했었기 때문이야.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하고 자신을 지키지 못했던 날들을 숱하게 경험했기 때문이야. 상처받는 건 나를 지키지 못한 나의 물렁함에도 이유가 있었어.
그래서, 나는 네가 나같은 골치아프고 마음 아픈 일은 굳이 겪지 않았으면 한단다.
좋은 사람을 찾는다는게 참으로 쉬운 일은 아니야. 특히나 요즘은 더 그런것 같아. 하지만 분명 그런 친구들은 존재하고 있고 수더분하고 과묵하게 자신을 사랑하고 제 할 일도 열심히 하는 존재들이 있단다.
만약 그들이 너무 조용해서 숨어있다면, 그 보물을 발견하는 것도 너의 능력이라고 생각해.
다정한 말과 따스하고 단정한 너의 평소의 행동들로 어필해보렴.
그리고, 이미 맺어버린 관계가 영 아니라고 생각이 된다면 그 환경에서 하루빨리 나를 벗어나게 하는 용기도 필요해.
부디, 좋은 사람들과의 3년으로 너의 고등학교 생활이 아름다운 추억거리와 평생 친구를 만들수 있는 기간이 될 수 있길 바란다.
"아,엄마~!" 하고 또 잔소리라고 난리난리 치겠지만, 어느 날에고 엄마의 진심의 조언을 차분히 느껴 줄 수 있길 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