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내 결혼식 사진앨범을 펼쳐보았다. 엄마아빠 서른인 나이, 평생을 사랑으로 함께 하겠다 서약하며 행복한 가정을 꿈꿨던 시작 단계. 피부도, 생김새도,온 몸으로 풍기는 풋풋한 젊음도 참으로 싱그럽다. 사진 속 부부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 초롱초롱하니 애정이 뚝뚝 묻어난다. 주름지고 점점 늘어져가는 잡티 많은 피부의 현재 엄마아빠 모습과 달리, 어리디 어린 엄마아빠 모습이 신기한가보다. “아빠 좀 봐! 엄마 좀 봐!” 하며 까르르 뒤집어진다. 이 사람은 누구냐며 , 이 사람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져버린거냐며 정말 동일인물이 맞는가 재차 확인하는 아이의 말에 나도 실컷 웃는다. “엄마 이때 참 이뻤네” 하며 찰칵찰칵 앨범사진을 찍어 스마트폰에 담는다. 본인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 , 엄마아빠의 연애사와 그 때의 모습이 궁금했던 아이. 앨범을 보고 난 뒤 아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결혼한 지 열 다섯해가 지났다. 우리 부부는 어지간한 우여곡절 한 두가지 쯤 인생사에 당연한 것이려니 하며 ‘전투’ 아닌 ‘협의와 타협’으로 평화를 유지하며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 오랜만에 과거 사진을 조우하고 나니 그때의 그 “ 시작하는 마음”을 다시 돌이켜보게 된다. 횃불같이 타오르던 그때의 사랑도, 숯불처럼 뭉근하게 타오르는 지금의 사랑도 내게는 너무나 고마운 사랑이다. 결혼식의 서약대로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