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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Dec 07. 2022

생각과 감정 표현 훈련.


근대 서양 문화는 개인주의를 발달시켰다. 이에 반해 동양 문화는 비록 수백 년 전부터 서양문화의 영향을 받았고 최근에는 서구식 개인주의가 추구되지만, 집단주의적 전통이 남아있다. 예를 들어 우리 수준의 고부간 갈등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한다. 집단주의 특징은 개인의 개성, 의사, 감정 표현을 억제하는 대신, 집단의 힘으로 누르려는 왕따문화, 본질과는 거리가 먼 말꼬리 문화, 편 가르기, 남의 아픔 속에서 자신의 문제를 감추는 험담이 난무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의 SNS에 도배된 글들이 무엇인지 점검해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 아직까지 교육도 집단주의적  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서양의 초중고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보다는 자기표현 능력이나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건강한 인격 형성에 큰 비중을 둔다. 암기보다는 토론과 발표를 중시한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유아교육부터 대학 졸업까지 가정, 학교, 사회가 학생들의 전인교육에 진정으로 관심이 있는지 의문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공부를 잘해야만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대학을 가야만 좋은 직장, 좋은 결혼을 한다는 획일적인 논리가 지배하고 있다. 서양의 교육심리학자들이 100년 전부터 강조해온 유야기, 청소년기의 자아인식, 자기표현, 타인 배려 등의 인성 교육이 저조하다. 어려서부터 자신의 감정이나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그 사람은 평생 남의 눈치만 보면서 살아가게 된다. 어려서는 부모의 기대, 청소년기에는 친구들의 기대, 성인이 되어서는 직장의 기대에만 맞추려고 노력한다.


진정으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게 된다. 공부만 해서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을 가도 인성이 조화로운 성인이 되지 못한다면, 과연 그러한 인생이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런 편향적인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사회가 좋은 사회는 아닐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다툼과 갈등을 보면, 과연 우리가 정상적으로 인간 교육을 받고 성장했는지 의문이 든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어려서부터 자신의 감정이나 의견을 확실하게 표현하는 능력이다. 서양의 유아 초등 교육을 보면, 단순 암기는 적고 대부분의 시간을 특정 주제에 대한 발표를 통해 자신의 입장 표현 능력을 훈련시킨다. 서양 가족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은연중에 이러한 교육 문화가 배어있다. 서양의 대학에 가보면, 대학생들이 주어진 문제에 대한 토론, 질문, 청취 능력이 대단하다. 우리는 어떤가? 학생들에게 질문을 해보라고 하면, 쥐 죽은 듯이 고요하다. 우수한 질문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이 정리돼있고 동시에 자기표현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오랫동안 영어를 배우면서도 영어 회화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없다. 외국에 가보면, 사람들이 문법을 몰라도 짧은 기간에 외국어를 잘 말한다. 왜일까 생각해보면, 영어가 아니라 원래 자국어로 어려서부터 표현 능력을 배우기 때문이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기 의사를 잘 표현하는 사람은 외국어 회화도 잘한다. 한국 사람의 영어 회화 능력을 제고하려면, 우선 어려서부터 한국어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 미래의 꿈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지금 같은 암기와 점수 위주의 교육 방식은 국가 전체적으로 정말 문제가 많다. 아무리 창의적인 생각과 천재성을 타고난 사람도 가정, 학교, 사회의 환경이 눈치를 보게 만들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억누르면 그냥 자신의 능력을 꽃피우지 못하고 시들고 만다. 지금 세대는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성공하는 미래의 한국을 남겨주려면, 가정, 학교, 사회가 모두 어린아이들에게 자신의 느낌과 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하도록 해 주고, 또한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훈련을 시켜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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