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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Aug 28. 2023

인생의 3 요소 수용


인생이 무엇인지, 우리가 왜 이 지구라는 조그만 행성에 살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우리 존재의 근원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드러난 현상에 대해서는 알 수 있다. 인생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는 크게 봐서 세 가지다. 매우 불편한 현실, 질병과 노화, 끝없이 우리를 기다리는 죽음이 바로 인생의 3 요소이다. 매우 불편한 현실은 고해의 바다, 엉망진창, 망가진 현실 등으로도 표현된다. 분류하는 방법에 따라 다르겠지만, 질병 종류는 약 3만 가지라고 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사람이 겪는 질병의 가짓수가 점점 늘어난다.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우리가 어디를 가나 늘 따라다니는 것이 죽음이다. 인간이 왜 지구에 사는지는 모르지만, 고통스러운 현실, 고단하고 아픈 몸, 삶의 소멸인 죽음은 늘 우리와 동행하고 있다. 누구도 이 세 가지 동행자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인간은 인생의 동행자들을 따돌리려고 애써 왔다. 현실을 개선해 보려고 노력하고, 아프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어떻게든 오래 살아 보려고 발버둥을 친다. 그러나 인간이 아무리 인생의 요소를 바꿔 보려고 해도, 그 본질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어떤 이념이나 정치 제도를 도입해도 복잡한 인간관계나 현실이 질적으로 나아진 역사는 없다. 시대가 바뀌고 인간의 의식주가 바뀌고 개선되어도 인간이 바라는 심리적인 평화는 늘 바람처럼 잡을 수 없다. 수많은 질병에 대해 연구하고 많은 병원과 의사들이 있지만, 질병이나 정신적 고통은 오히려 늘어난다. 인간의 기대 수명이 늘어났다고 해서 죽음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사람의 수명이 늘어난 만큼, 죽음이 더 피하고 싶은 그 무엇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고통스러운 현실, 질병, 죽음과 싸우지 않고 사는 방법은 없을까? 힘들어도 이것들이 인생의 본질임을 수용하는 마음자세도 있을 수 있다. 인생의 세 가지 요소를 친구처럼 대할 순 없지만, 구두에 달린 구두끈처럼 여길 수는 있다. 인간의 오감과 의식으로는 불행, 질병, 죽음은 피하고 싶은 무엇이다. 따라서 인간은 행복, 건강, 장수를 추구한다. 그러나 누구나 경험하지만, 완벽한 행복, 완전한 건강, 신체적 영생은 현재 인류가 도달할 수 없는 개념이다. 이룰 수 없는 상태에 대해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살고 있다. 라리 인생의 본질이자 구체적인 현상인 불편한 현실, 노쇠해지는 몸, 언젠가 맞게 될 죽음에 대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피하고자 했던 현상을 적극적으로 두 팔 벌려 받아들이는 것이다. 불편함과 불행 속에서 의미를 찾아보고, 아픈 몸도 고쳐 가면서 쓰고, 언젠가 다가올 소멸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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