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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풍 Aug 27. 2023

착하게 살자


어려서 동네 이발소에 갔을 때, 가게 벽에 걸린 '착하게 살자'라는 가훈을 본 적이 있다. 그때는 어린 나이여서 그런지 왜 굳이 착하게 사는 것이 가훈이 될 정도로 인생의 목표가 돼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세상이 매우 복잡하고 거짓이 난무하고 어두운 면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에게 양심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따라서 필자도 알게 모르게 '착하게 살아야겠다'라고 생각한 적도 많았다. 그리고 학창 시절에 우연하게 접한 성경에서의 원죄라는 개념을 최소한 이론적으로라도 이해하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분명한 사실은 양심이건 또는 착하게 살자라는 기준이건 사람이 자주 선을 넘으면서 산다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죄를 짓기도 한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자신도 모르는 상태에서 죄를 짓거나 거짓말을 하는 점이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었을 때, 세상 사람들도 죄를 짓지만 자신도 죄를 짓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때가 있다. 인간이 유한자로서 매번 양심대로 행동할 수 없고, 어쩔 수 없이 죄를 짓게 되는 점은 이해할 수도 있다. 문제는 그러한 죄성을 자신이 깨닫고, 반성하고 다시 그러한 죄를 짓지 않고 살 수 있느냐이다.

사람은 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진정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면, 나의 많은 행동과 말들이 양심에 어긋난 적이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다. 내로남불 식으로 행동하고, 이전투구 식으로만 살아간다면, 당장에는 눈앞에 이익이 보일지 모르지만, 인생을 마칠 때쯤 되면 모든 것이 후회된다고 한다. 매사를 너무 서두르면 안 되는 이유는 바로 자신의 삶을 돌아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크게 보면, 조금 천천히 하고 조금 실수한다고 해서 문제 될 것도 없다. 매사를 급하게 다루다 보면, 인생의 큰 그림을 놓치게 된다. 늘 작은 이익을 좇다 보면, 진정한 친구나 진정한 사랑과 같은 큰 이익을 놓치게 된다.

인생에는 끝이 있다. 인생을 아파하면서 마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려면 인생의 중간중간에 자신의 삶을 냉정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이 없다. 내가 지금 착하게 살고 있는지, 또는 양심에 따라 살고 있는지 점검하면 된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반성하고 고치면 된다.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자신 때문에 상처를 받거나 피해를 받은 사람에게 정식으로 사죄하면 된다. 큰 피해를 입힌 사람에게는 오랜 기간 반성해야 한다. 그래야만 인생이 밝아지고 깨끗해진다. 영혼이 정화되면, 지금까지 보았던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전혀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가 열린다. 반성하고 회개하는 것은 남을 위해서가 아니다. 나의 마음과 영혼을 깨끗하게 하고,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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