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라는 존재의 본질에 대해서 인류가 이 지구상에 탄생한 이유로 계속 탐구되어 오고 있다. 오랜 세월 도대체 나라는 존재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려고 많은 시간을 투자해오고 있다. 물론 눈에 보이고 손에 꽉 잡히는 증거는 찾을 수 없다. 그러나 마음속에서 계속해서 떠오르는 인간에 대한 개념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인간은 3중 구조로 이루어진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외모라고 부르는 육체적인 층, 그다음으로 개성, 성격, 인성으로 불리는 마음속 내면의 층,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생명체에 공통적으로 있는 동일한 영혼 또는 순수의식의 층이다. 보통 우리가 타인을 스쳐가거나 타인과 만날 때는 가장 외면의 층인 외모에 집중하고, 그에 따라 상대방을 판단한다. 외모의 판단 과정에 말투, 사투리, 몸짓, 그리고 옷이나 치장물도 포함된다.
그러다가 조금 오래 만나게 되면, 그 사람의 성격과 인성을 알게 되고, 외모적인 판단과 함께 성격, 인성이라는 내모(내면의 모습)도 판단기준에 첨가된다. 사실 대부분의 인간관계에서는 외모와 내모가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한 두 개 층의 기준에 따라서 친구도 되고 싫은 사람도 된다. 끼리끼리 노는 기준으로 작용하고, 케미가 맞거나 틀리다고도 한다. 자신이 사귀고 있는 사람들이나, 반대로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생각해 보라. 분명히 어떤 기준이 작용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러한 삶의 방식이 우리가 말하는 인간 세상의 역사에 등장하는 사람의 인생 스토리를 만든다.
보통은 3번째의 인류 공통의 층인 영혼이나 순수의식은 신기루 속에 갇혀있다.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신과 인간사이의 가교로써 영혼을 믿는다. 필자가 말하는 영혼이나 순수의식은 약간 다르다. 당초에 신이 인간이라는 생명체에 영혼을 불어넣어 주었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그 영혼이 단지 신과 인간만의 가교가 아니라, 같은 인간끼리에도 연결고리라는 점이다. 오히려 신과의 다리에는 검문소가 있어서 쉽게 건너가기 어렵다. 그러나 인간과 인간사이에는 서로의 영혼을 통해 쉽게 하나 되고 전인격적인 교류가 가능해진다.
중요한 점은 사람을 보고 판단할 때, 외모나 내모만이 판단기준이 되면, 3번째 층인 영혼은 보이지 않는다. 외모나 내모는 서로 편을 가르고 선호를 따지는 기준이기 때문에 그렇다. 영혼의 층을 통해서 사람이 상대방과 교감을 시작하면, 더 이상 외모나 내모는 중요한 판단기준이 아니며, 이내 사라진다. 마치 줄기세포가 심장, 간장, 폐, 뼈 등 다양한 신체 부위를 만들듯이, 동일한 영혼이 각자 인간의 외모와 내모를 만든다. 따라서 영혼의 층이 열리면, 서로가 하나의 근원에서 비롯하였음을 알게 된다. 유대인 신비주의 철학자였던 마르틴 부버가 저서 <나와 너>에서 말하는 완전한 인간관계이다. 힌두교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인사할 때, "내 안의 신이 당신 속의 신성에게 인사합니다"라는 뜻으로 나마스떼라고 말한다. 인사로는 부족하다. 자녀를 대할 때, 친구나 동료를 대할 때도 외모나 내모의 기준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 그때 불현듯 영혼의 층이 다리로써 나타난다. 제임스 레드필드의 저서 < 천상의 예언>의 마지막 장면에는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두 사람 사이에 외면의 모습이 사라지는 장면이 나온다.
이런 생각들은 단지 상상이 아니라고 본다. 인간이 신에 의해 창조되었고, 신적인 속성이 인간에게 남아 있다면, 그 속성이 바로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영혼이나 순수의식일 것이다. 명칭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라는 생명체 속에 우주를 만들어 움직이는 신적인 존재의 같은 흔적이 있다는 점을 믿는다. 사람이 서로 만날 때, 서로의 신성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면, 분명히 새로운 인간관계가 시작될 것이다. 인간 세계의 모든 아픔이나 고통은 인간의 첫 번째 층인 외모와 두 번째 층인 내모만 바라보기 때문에 발생한다. 외모와 내모는 서로 다르며, 다름이 차별을 일으키고, 심지어 배척과 전쟁까지 일으킨다. 그래서 신은 인간에게 서로 똑같은 영혼이라는 제3의 층을 마련해 두었다고 본다. 자신의 영혼이 깨어나면, 다른 사람 속에서도 동일한 영혼을 느끼게 된다. 인간이 지상에서 영적인 교류를 시작하게 되면,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