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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메이 Oct 11. 2023

내 아이를 가르칠 때 나의 다짐

부디 마음에 새겨 실천하자.

나는 아이들의 민감함에 흠칫 놀란다.  그 세밀한 관찰력이 놀라워 어떨 땐 그 능력이 조금만 무뎠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지경인데 그런 경우는 주로 나의 부정적인 감정을 아이들이 캐치할 때 그렇다. 


스스로 자평하기에 나는 꽤나 너그럽고 친절한 교사다.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디폴트 값인 내 성품이 내 아이를 가르칠 때에는 어디로 도망을 가버리는 것인지 무엇 때문에, 왜, 머릿속에 그나마 알고 있는 교육학적 지식과 임상의 경험들이 내 아이를 가르칠 때에는 적용이 안 되는 것인지 울고 싶을 지경이다.


우리 아이들은 소위 공부를 위한 학원은 아무것도 다니지 않고 있다. 공부라고 하는 것은 아직 내가 모두 봐주고 있는 상황인데 그 양은 내가 생각하기엔 또래 수준이 학원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적고 낮은 수준이다.  아직 초등인 아이들에게 공부라는 것은 힘들어도 자기 성장을 위해 꾸준히 해 나가야 하는 것, 그 시간을 겪고 나면 어느새 한층 성장해 있는 것, 스스로 즐겁게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나만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


아이는 나만 보면 놀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고, 덤벙거리기 일쑤이고, 이미 알고 있는 것도 대충 읽어 실수하고, 나의 성화에 못 이겨 엄마가 하라니까 엄마가 하라는 것을 해주고 있다.


공부 자체보다도 공부에 대한 정서가 더 중요한데.. 공부는 즐겁고 재미있는 것이라는 것을, 특히 엄마와 하는 것은 즐겁다고 생각하게 해주고 싶은데 나는 이미 망한 것 같다.


미루고 미루다 내 에너지가 바닥에 이를 때쯤에야 "할 건 해야지!!! 빨리 와!!!!!! "라는 내 샤우팅으로 시작한 공부가 뭐가 그리 즐겁겠냐 말이다.

이미 알고 있을 것 같은 문제를 0을 하나 안 써서, 자기의 더러운 글씨체를 자기가 못 알아봐서, 문제를 마음대로 생각해 버려서, 쉬운 곱셈 구구를 정확히 못 외워서, 각종 이해 안 가는 이유로 틀리는 아이에게 나는 곧잘 내 실망한 얼굴을, 경직된 목소리를, 짜증이 섞인 행동을 1초 만에 들키고 만다.


정말이지 들키고 싶지 않은데 어찌 그리 기가 막히게 알고 

" 미안해. "라고 말하는 아들.ㅠㅠㅠㅠ

" 틀려서 엄마 속상하게 해서 미안해."라고 말하는 아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엄마를 속상하게 해서 미안한 게 아니라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 네가 안타까워야지.  공부는 널 위해 하는 거야."

라고 말은 하면서도 내 표정은 너무나 아들의 말을 명명백백히 증언하고 있기에 아니라고 말은 하면서도 스스로도 떳떳하지 못하다.


하나님, 공부하는 즐거움. 실수를 줄여가는 즐거움을 느끼고 꾸준함을 길러가는 자기를 스스로 기특하게 여길 수 있는 시간이 이 시간이 되도록 저에게 지혜 주세요. 제가 그런 시간을 만들어감에 유용한 돕는도구가 될 수 있도록 지혜 주세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절대로 언성을 높이지 않는다.

2. 짜증을 내지 않는다.

3. 한숨 쉬지 않는다.


다 ~않는다. 수준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

일단 않는다를 실천해 보자. 

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리 피곤해도 즐겁게 하고 잔다.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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