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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인테리어 현실과 로망

by 슈퍼버니

나는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을 좋아한다.

대학교 수업 시간에 처음 이 드라마를 접한 이후로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찾아보게 되었고, 그 매력에 빠져버렸다.


(하지만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모두 읽은 건 꽤 최근인 작년이다.)


작년인가 올해인가.. 쿠팡 플레이에서 <오만과 편견>을 볼 수 있게 되었을 때부터 틈틈이 재주행을 하고 있다.


이 드라마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당시의 의상과 인테리어 때문이다.


고상해 보이면서도 레이스와 무늬, 원단의 색감으로 화려함을 살린 드레스와


빈티지하고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매번 내 눈을 사로잡는다.


내가 꽃을, 꽃무늬를, 빈티지를 그렇게 좋아했었나 싶은 생각이 몇 번이나 들었는데,

일단 꽃, 꽃무늬를 좋아하는 건 확실한 것 같다.


그리고 넷플릭스의 영화 <설득>도 좋아한다.


역시 제인 오스틴 소설 원작에, 역시 비슷한 이유로 좋아하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넷플릭스를 이용하지 않아 보지 못한다.


하지만 여자 주인공 앤 엘리엇이 살던 저택의 화려함과 그녀의 방 벽지 색감과 무늬를 정말 좋아한다.


어떻게 보면 나는 요즘 그런 꽃무늬 벽지와 빈티지 가구에 대한 로망이 있나 보다.


그러나 예전에는 좀 다른 로망을 품은 적도 있었다.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르네 젤위거가 사는 알록달록하면서도 코지한 홈 인테리어를 좋아한 적도 있었고,


<유브 갓 어 메일>에 나온 맥 라이언의 깔끔해 보이는 화이트 컨셉의 집을 좋아하기도 했다.


여하튼 언젠가 내 집을 꾸민다면, 비 오는 날 기대 쉴 수 있는 쿠션과 패브릭, 이쁜 화병과 꽃이 어울리는 집으로 꾸미겠다 마음먹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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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현실은?


쿠션 커버는 쿠팡에서 제일 저렴한 가격대로 찾아보기를 우선으로 하였고,


패브릭은 먼지가 날리고 관리가 귀찮다며 담요, 소파커버는커녕 멋스러운 카펫도 깔지 않았다.



또 꽃은 둘 곳이 없네, 조화는 풍수에 안 좋네 하는 핑계로 멀리하고, 화병은.... 작년에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가져온 개운죽을 화요 소주를 사고 받은 사은품 컵에 담아 키우고 있다.



이것이 우리 집 인테리어 현실.

결국 아무리 남의 집이 멋지고 고급스럽고 아늑하고 세련되어 보여도,


우리 집은 남의 집이 아닌 (살림 주도자인) 내가 편한 대로 꾸며진다는 것이다.


뭐.. 마음만 먹으면 (물론 돈도..) 나도 우리 집을 설득에 나오는 집처럼, 영화 속 맥 라이언의 집처럼 꾸며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굳이?


지금의 우리 집이 좋다.


그나마 이불과 수납장 가리개 원단이 로망을 실현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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