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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 없는 소소한 변화

by 슈퍼버니

아침부터 할 일을 잔뜩 메모해 두었다가 미션 완료하듯이 하나씩 집 정리를 했다.

소소하고 잡다하지만 천천히 써보기로-


먼저 화장실 문 앞에 걸어뒀던 수건선반을 치웠다.


이유는 가끔 문을 열려다 수건 바구니에 부딪히기도 하고, 언젠가 한 번은 아이가 바구니에 손가락을 살짝 긁혔기 때문이다.


그리고 슬슬 선반이 있는 것이 지겨워지고, 수건을 더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어 이참에 떼내기로 했다.


선반이 없는 화장실 문은 참 오랜만인 듯.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가 극적으로 깔끔한 효과를 주는 것 같다.



수건은 어디 갔냐고?


화장실 안 수납장을 정리하고, 그곳에 넣어주었다.



맨 위 두 칸은 어른 것, 맨 아래칸은 아이들 수건.


수건을 뺄 때 아래 것까지 걸려 나오는 게 싫어서

세 칸에 나누어 여유롭게 수건을 넣었다.


이제 더 이상 호텔식 수건 접기를 하지 않아도 더 편해지기도 했다.



화장실 수납장을 정리하면서 세면대 위 공간도 한번 변화를 주었다.

별건 아니고, 원래 비누가 있던 자리에 폼클렌징을 두고, 비누는 별도 거치대를 사용하여 걸어두었다.


거치대 방향이 바닥 쪽이라 비눗물이 흘러도 세면대를 닦을 필요가 없다.


아, 그럼 수건선반은 어디 갔냐고?


그냥 해체하기엔 아까운 수건선반은 아이들 방 가방 정리함으로 탈바꿈했다.



안 그래도 어제 유치원에서 채집 도구 꾸러미를 받아와 걸어둬야 할 것이 늘어났는데, 장난감이며 가방이며 줄줄이 걸지 않고 이렇게 한 번에 정리하니까 더 정돈된 모습 같고 만족스럽다.


아마 아이들도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겠지? 부디 아이들의 마음에도 들었으면 좋겠다.


겸사겸사 아이들 작품도 정리했다.


유치원에서 가져온 종이 작품들은 보통 쇼핑백 수납함에 켜켜이 쌓아 넣는데, 그렇다 보면 어느새 맨 밑에 있는 작품들은 아이들의 기억 속에서 잊힐 때가 많다.


그럼 나는 그때를 노리다가 밑에 있는 작품부터 조금씩 솎아내어 비우는 것이다.


오늘은 비우다가, 그냥 쌓아두기 아까운 작품도 있어 아이들 놀이방 벽, 방문에 붙여주었다.


엄마의 센스에 감동하겠지?ㅎㅎㅎ



옷방에도 변화가 있었다.

세탁실에 뒀던 세탁망들을 옷방 서랍 위에 두고,


세탁 선반에서 캡슐 세제 수납함으로 뒀던 휴지통은 다시 휴지통의 역할을 부여했다.


그리고 대신 빈 화분에 캡슐 세제를 넣었다.



휴지통은 세탁 선반에 꽉 끼어 가끔 뚜껑이 따로 놀 때가 있었는데, 빈 화분으로 바꾸니 마음이 편하다.

딱히 뚜껑이랄 건 없어서 화분 받침으로 덮어주었는데, 크게 미워 보이진 않는다.



언제나 그렇지만, 참 별거 아닌 변화가 사람을 뿌듯하게- 만족스럽게 한다.


이래서 집안일하는 재미가 쏠쏠한가 보다.


그럼 오늘의 우리 집 소소한 변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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