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라이프 신조
1. 건취나물을 밤새 물에 불려놨다가,
액젓, 들기름을 넣고 휘리릭 볶았다.
반찬통에 옮기고 나서 맛을 보니, 액젓이 많이 들어갔는지 좀 짰다.
이럴 때마다 나는 '손맛엔 영 재주가 없구나' 싶다.
어쩌겠나. 노력하는 수밖에!
2. 이전 글에 새로 달린 댓글에 답할 일이 있었다.
마침 아이들 장난감, 작품이 점점 불어나 어떻게 정리를 할지 고민이었는데.. 댓글을 보니 의욕이 뿜뿜하여 정리에 나섰다.
걸이형 후크로 가방, 캐치볼 용품을 창틀에 걸어주었고,
아이들이 집에서 자석블록으로 만든 작품의 공간을 더 늘려주었다. 그래봤자 장난감 수납장 위로 제한되지만..
그 결과 비포, 애프터가 확연히 달라지진 않았다.
그래도 한때 작품 전시공간을 따로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던 것이 해결되어 만족스럽다.
3. 엊그제 저녁, 둘째 아이가 안방 침대와 침대 사이로 낙상하며 얼굴을 바닥에 퍽 하고 부딪혔다.
침대에서 침대로 점프를 시도하다 그리됐는데,
쌍코피가 터질 정도로 큰 충격에 나도, 지켜보던 첫째 아이도 매우 놀랐다.
그래서 어제 청소를 하면서, 안방 침대 두 개를 나란히 붙여서 배치했다.
안 그래도 아직까지 한 침대에서 같이 자길 원하는 아이들 덕에 매번 침대 하나에 셋이 나란히 누워야 했는데,
침대 배치를 바꾸고 나서 더 넓게 자게 되었다.
여전히 분리수면을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아이들 안전, 수면의 질을 생각하면 이 정도로 만족한다.
4.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소진해 동네 마트에 다녀왔다.
간 김에 일반쓰레기용도 세 묶음, 음식물쓰레기용도 세 묶음씩 넉넉히 구매했는데 총 20400원이 나왔다.
비싼 종량제 봉툿값에 쓰레기 만들 일을 줄이고. 신중 구매를 하자며 다시 한번 굳게 다짐했다.
미니멀 라이프를 한다며 물건 비우기를 열심히 했을 때, 가득 찬 종량제 봉투 여러 개를 보며 뿌듯하고 기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점점 물건이 줄어드는 내 집과 달리 밖에는 쓰레기가 넘쳐나는 상황이 되니,
물건과 환경에 대한 죄책감과 더불어 책임감까지 들게 되더라.
그래서였던 것 같다.
내돈내산 후회템(2024)을 포스팅하고, 물건 비우기에 굳이 일일이 이유를 달게 된 게..
나의 잘못된 소비를 돌아보고, 이유 없는 비우기는 원천봉쇄하는 것이
어느새 나의 미니멀라이프 '신조'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난 이 신조가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