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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단순한 삶이 나에게 가져다준 것들>

나의 매일매일은 산뜻하다

by 슈퍼버니

금요일에 대여한 책을 읽었다.

원래 사진 한 장 없이 비우기, 미니멀라이프를 이야기하는 책은 손이 잘 안 가는데 내가 다니는 도서관에서 관련 책은 거의 다 읽은 터라, 새로 들어온 책을 대여해 보게 되었다.



또, 평상시엔 좀 더 살림에 도움이 될만한, 또 직접적으로 정리수납, 미니멀라이프 실천 팁을 전하는 책을 더 즐겨 읽었는데,


이 책은 그런 것과 거리가 멀었지만 읽다 보니, 곧 직장 생활을 앞둔 나에게 도움이 되는 문구들도 있어 곱씹어 읽기를 반복하기도 했다.


어쨌든, 이번 책도 꽤나 나를 움직이게 했다.



맨 먼저- 옷 서랍 속 커튼 한 장을 비웠다.


원래 옷방 세탁실 문 앞에 걸던 것인데, 몇 개월 전 커튼 세탁할 때 뗀 이후로 달지 않고 서랍에 넣어놨었다.


얼마 전 세탁실 문에 빨래 바구니를 달면서 한동안은 또 달일이 없겠구나 싶어 이번 참에 비우게 되었다.


예전에도 말했지만, 차후에 옷방은 둘째 아이의 방으로 꾸며줄 계획인데 그때는 아이의 취향에 맞는 커튼을 달아주고 싶다.



그리고, 발목 깁스용 보조기구 2개를 비웠다.


처음 접질렸을 때부터 수술할 때까지 세 군데의 병원을 갔는데, 모두 보조기구를 제공해서(굳이?) 집에 보조기구만 3세트가 있었다.


이 중에 내가 가장 편한(첫 번째 병원에서 받은 것) 보조기구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비웠다.



또, 아름다운가게에 기부할 물품도 찾아 모았다.

세탁실부터 현관까지 구석구석 둘러보고,


키높이 방석과 아이 바람막이, 책 2권, 새 치약 5개, 아이 신발을 찾았다.



그리고 주방에서 사용하던 손비누의 물기가 많이 말랐는지 거품이 잘 안 나길래,

이참에 비누를 버리고 핸드워시를 살까 했다가


비누를 감자 필러로 깎아서 조각이들로 먼저 써보기로 했다.


확실히 조각 비누가 되니, 손이 더 잘 닦이는 것 같다.



역할이 없어진 비누 자석은 잘 떼어다가 화장실에 붙여줬다.


기존에 물걸레를 빨 때 세탁비누를 비누받침에 두고 이용했는데, 역시 비눗물이 잘 고이더라.


그래서 이번에 비누받침은 조각 비누 용기로, 세탁비누는 자석으로 자리를 바꿔 주었다.


물건의 순환


그러고 보니 이것이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일 같다.


어쨌든 다시 책 얘기로 돌아가서,


나는 아직 저자가 말하는 미니멀라이프와 심플라이프의 구분선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다.


최대한 이해하기로는 물건을 비우고 최소화하는 것으로 이해되는 미니멀라이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제한하지 않되, 굳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곁에 두지 않는 심플라이프라 정의하는 듯한데..


아무래도 미니멀과 심플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룬 생활양식이 내가 바라는 이상향 같지만,


사실, 나는 좋아한다고 해서 여럿을 곁에 두고 살진 않는다.


더욱이 최근 몇 년간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고, 비우는 삶에만 초점을 맞추고 살아온 듯하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저자의 말 중 내게 와닿는 것이 있다.



나의 매일매일은 산뜻하다



아직 미니멀과 심플라이프의 균형은 어렵지만,

나의 매일은 깨끗한 청소와 비우기와 여유시간의 적절한 균형으로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이 생활을 지속하다 보면 나도 곧 심플라이프를 더 이해하고 내 삶에 받아들이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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