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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의시선 jungsee May 20. 2024

주인공 소개: '리브'가 소개하는 '타우' (인터뷰)

새신부가 소개하는 새신랑




이번엔 나에 대한 소개이다. 일단 리브에게 나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면 어떻게 소개할 것인지 물어봤다.

아래는 리브를 인터뷰한 내용을 대화체로 정리한 것이고, 괄호 안에 문장은 내가 질문하고 답변한 내용이다.


타우는 해놓고 안 해놓은 척해!

나는 이런 게 제일 어이가 없어. 우리가 그릭요거트 아이스크림을 산 적이 있잖아?

(세 개의 통에 세 가지 맛이 들어있던!)

그래 같이 한 통을 맛있게 먹고 나머지 두 통을 냉장고에 넣어뒀는데, 내가 '타우야 아이스크림 먹자!'라고 하고 냉장고를 열어서 통을 딱 집었는데 그게 비어 있는 거야. 나 몰래 혼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빈 통을 그대로 냉장고에 넣어둔 거지. 도대체 왜 그런 거야? 나는 그게 너무 웃기고 어이가 없어.

(리브의 그 표정을 보려고 내가 며칠 전에 맛도 안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먹고 몰래 넣어둔 거지)

아 진짜! 이런 게 타우를 잘 나타내는 행동인 거 같아. 꼭 먹는 거에서만 그러는 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이런 게 있어.


우리가 우리 집의 경제를 어떻게 더 발전시킬까 고민했을 때도 타우는 관심이 없는 거 같았는데, 어느 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조사하고 앞으로 뭐를 해보면 좋을지 마련해 놓은 다음에 나한테 얘기를 해줘.

(관심이 없던 건 아니야! 나도 뭐를 해야 할지 모르겠던 거지)

그래 근데 나는 그런 고민의 과정을 듣고 싶었는데, 타우는 그 과정이 나보다 훨씬 짧고 빠르게 결론에 도달하는 거 같아. 그래서 그런 고민의 과정이 있었는지 모를 때가 많아.


타우는 일 할 때도 항상 하기 싫다고 질질 끌더니 딱 집중할 때가 되면 빠르게 집중해서 해치우는 편이잖아? 그게 나는 너무 신기한 거 같아.

(그렇지 근데 그게 일을 안 하고 있는 건 아니야! 머리 속이든 아니면 짧은 메모 같은 거로 뒤죽박죽인 내 생각과 내용을 정리하고 있던 거지. 하지만 하기 싫은걸 나중에 하는 편이긴 하지. 여기서 스텔라장의 'Under Caffeine'을 추천합니다!)


그 노래가 왜?

(노래 가사에 이런 구절이 있거든. '어쩜 이리 한결같아 한결같이 미뤄. 불안해하며 놀아 데자뷰인가 싶어. 습성은 변하지 않아. 미리미리는 다 타고나는 건가 봐. 와, 진짜 더 미루면 안 될 것 같은데 그래도 미뤄 대단하다' 이러면서 카페인 아래에서 밤새서 할 일을 마무리한다는 게 이 노래 내용이야)

정말 딱 타우에 대한 이야기네?


나는 걱정이 많아서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기에 어려워. 근데 타우는 실행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는데 시간이 걸리는 거지, 마음에 잡히면 진짜 실행으로 옮기고 막힘 없이 착착 진행하는 게 나는 너무 신기해. 지금 이렇게 집필하는 것도 그렇잖아.

(그렇지, 우리가 '모리셔스'로 신혼여행을 가기로 했을 때, 모리셔스에 대한 책을 찾아봤는데 딱 한 권 나오더라고. 그때 생각이 들었지. 모리셔스에 대한 책을 써봐야겠다!)


타우는 말을 이쁘게 해!

그 이쁜 말로 나한테 가스라이팅을 하는 거 같기도 해.

(가스라이팅이 아니고 플러팅이지~)

이 것 봐 바! 지금도 플러팅이라고 나한테 가스라이팅하잖아! 뭐 가스라이팅이라고 하지만, 사실 설득을 잘하는 거지. 그게 타우의 무기인 거 같기도 해.


말 한마디의 천 냥 빚을 갚는 사람이 바로 타우를 두고 하는 말 같아


내 생각과 타우의 생각이 달랐을 때 타우는 말로 나를 잘 설득시켜. 그래서 타우의 말을 따라가게 되는 거 같아. 우리가 처음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렌터카 반납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고 타우가 길을 잘 못 들어간 적이 있잖아? 그때 나는 그냥 '괜찮아 아직 시간 있어!'라고 말했는데, 타우가 한 말 기억나?

(와 길을 잘못 들어서 바다를 한 번 더 봤어!)

그 말을 듣고 나도 길을 잘못 들었던 사건보다 바다를 봤다는 사건이 더 크게 느껴졌어.


그리고 타우는 나랑 있을 때 자신의 감정 표현을 잘해줘서 나도 같이 기분이 좋아지는 거 같아. 내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걸 타우가 보고 이쁜 게 말해줘서 나도 그걸 보면서 기분이 좋아져!

며칠 전에 우리가 운전해서 대전에 갔을 때도, 나도 풍경을 보면서 이쁘다고 생각을 했는데 타우가 딱 그 타이밍에 '지금 계절과 시간이 딱 저 햇빛이 이쁘게 비치는 거 같아. 나무들의 초록색이 내가 좋아하는 색이야'라고 말해줘서 너무 좋았어.


분명 사용하는 단어나 사고는 공대생이고 T형 인간인데 참 신기해. 타우가 좋아하는 사진이나 그림, 영화 같은 걸 보면 너무 감성적인 것들인데, 또 타우의 생각을 들어보면 과학에 기반을 두거나 그 원리나 이론, 아이디어 같은 게 마음에 들어서 좋아하는 것들인 게 대부분이야. 그래서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재밌어.


타우는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야!

다른 사람들이랑 있을 때는 점잖고 차분해 보이는데, 나랑 있으면 깨발랄해지고 목소리도 왕왕 커져. 내가 항상 물어보잖아. 타우 친구들도 타우가 이렇게 행동하는 걸 아는지.

(친한 친구들이나 엄마, 아빠 아니면 모르지.)


타우를 본 내 친구들이나 가족들도 항상 타우를 보면서 점잖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 때마다 타우의 본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내가 대학 교양 시간에 '가면의축제'라는 수업을 들었는데, 그때 교수님께서 해주신 이야기가 모든 인간은 상황과 장소에 따라 다른 가면을 쓰고 다닌다는 거였어! 나도 회사에서 쓰는 가면과 가족 앞에서 쓰는 가면이 있는 거지.)


그럼 내 앞에서는 어떤 가면을 써?

(리브 앞에선 아이스크림 먹고 안 먹은 척하는 가면만 쓰지)




리브는 나를 양파 같은 사람으로 표현했다.


까도 까도 새로운 게 나타나는 사람이라고


리브가 항상 새롭게 느껴지도록 좀 더 새로운 방식을 연구해 봐야겠다.


이렇게 우리 신혼여행기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 리브와 타우를 소개해봤다. 굳이 이렇게 우리를 소개하는 이유는 앞으로 나올 신혼여행기에는 우리의 성격과 성향이 잘 묻어나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고 이 신혼부부의 여행을 더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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