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과에서는 무엇을 배우나 17
벌써 1학기가 끝나간다. 전공 교양과목들이 하나씩 종강을 하고 마지막 기말고사를 치른다.
중앙 도서관 앞 편의점을 갔더니 벌써 보따리 싸고 있었다. 방학 동안은 교내 편의점도 휴점 하나 보다. 진열대 일부가 벌써 텅 비어있었다. 그동안 판매되고 있던 점포 내 물건들을 박스에 담고 있다. 종강 그리고 하계방학이 실감 난다. 뭐 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누구 하나 '내일부터 방학이다'라고 말을 안 해준다. 종강하면 자동으로 방학인 모양이다. 이런 스타일이 아직 적응되지는 않는다.
오늘은(며칠 전)"문예창작 기초" 필수 전공 기말시험이다.
5문제가 주어졌다. 그중에서 2문제 이상을 본인이 임의로 선택하여 서술하라고 한다.
주어진 선택지는 다음과 같다.
1, 일상적인 글과 문학적인 글의 차이를 설명하라.
2, 문학의 언어와 낯설게 하기에 대해 설명하라.
3, 비유의 개념과 비유를 사용하는 이유와 효과에 대해 설명하라.
4, 서정과 서사의 기본 개념을 설명하라.
5, 소설을 읽는 이유를 소설 속의 3가지 욕망과 함께 설명하라.
그동안 진행된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나름대로 준비해서 시험에 대비한다고 했는데도 막상 시험지를 대하니 캄캄하다. 어떤 문제를 선택해야 하는지 한참 생각했다. 1번과 2번이 엉키고 2번 문제와 3번 문제가 뒤엉킨다. 고민하다가 주제가 옆 문제와 엉키지 않고 또렷한 4번과 5번 문제를 선택했다. 그러나 막상 쓰려고 하니 머릿속이 정리가 안된다. 최대한 기억을 동원하여 강의 내용을 정리해서 제출했다. 추후 자료를 보니, 서사에 대해서는 강의록의 절반도 못쓴 것 같아서 아쉽다. (아래 글은 강의 내용을 필기한 노트를 보면서 학습 차원에서 정리한 것임)
서술형 과재 하나) 서정과 서사의 기본 개념을 설명하라.
-서정과 서사에 대하여
문학에서 개념을 설정하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대체로 주관적인 것을 서정, 객관적인 것을 서사로 볼 때, 각각 시와 소설 언어의 특징으로 규정한다. 즉 시=서정, 소설=서사라고 보면 쉽다. 그러나 이런 단순한 등식은 때론 성립되지 않는다. 즉 서사가 중심이 되는 시가 있고, 소설도 서정적인 형태의 소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정(lyric): 흔히 주체(자아)와 객체(세계)의 관계에서 서정의 본질로 규정한다. 즉 자아와 세계가 서로 동화되는 것을 서정의 본질로 규정되는 것을 흔히 말한다. 대체적으로 1인칭 화자가 자신의 감정을 독백 형식으로 풀어낸다. 즉 자신의 주관적 감정을 함축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일방향으로 풀어내는 문학 장르다. 식자에 따라서는 문학의 갈래를 여러 가지로 나누고는 있지만, 서정의 개념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서사(narrative): 어떤 사건의 의미 있는 시간적 과정의 서술 즉 이야기가 담겨있는 모든 표현 형식을 의미한다. 서사의 본질은 작가가 설정한 일정한 배경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펼치는 갈등과 대결 구조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상황 묘사에 비해 스토리 지속시간이 길수록 서사성이 높아진다. 물론 그것을 전달하는 담화가 별 내용이 없거나 길어지면 서사성은 도리어 낮아질 수도 있다.
-갈등과 사건이 특수하고 깊어질수록 서사성이 높아진다. 예를 들면 '만나서 사랑했다'라는 단순 등식보다는 차라리 '만나서 사랑했는데 부모가 반대가 심했으나 결국 극복했다'라는 식이 더 서사성이 높다.
-원인과 결과가 설득력이 있을수록 서사성이 높아진다. 한 여자와 한 남자가 만나는 것은 우연일 수도 있지만 우연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운명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설득력을 가지는 구성이다.
-완결성이 높은 결말일수록 서사성이 높아진다. 물론 작가가 의도하는 즉 결론이 없는 의도적인 열린 결말도 있지만, 일반적인 서사는 사건이 일정하게 완결되어야 서사성이 높아진다.
-단순한 사건의 집합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이야기가 서사성이 높아진다. 이야기가 과정과 결말을 통해서 무엇인가 던져지는 메시지가 작품 전편에 녹아 있어야 한다.
------------------
서술형 과재 하나) 소설을 읽는 이유를 소설 속 3가지 욕망과 함께 설명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