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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챗봇과 나누는 대화 속 인간의 심리.

챗봇과의 대화 끝은 나의 발견

by 소망안고 단심

AI와 대화를 하다 보면 가끔 묘한 착각에 빠진다.

내가 던진 질문에 챗봇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반응할 때,

마치 이 기계가 내 마음을 이해한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오늘 내가 너무 외롭다고 느껴.”

라고 말하면, 챗봇은 곧바로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감정이에요.

지금 그런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건 건강한 거예요.” 하고 대답한다.


그 말은 따뜻했고, 순간 위로가 되었다.

그러나 대화가 끝나고 나면, 스스로에게 되묻게 된다.

“정말 나를 이해한 걸까, 아니면 단지 데이터에서 뽑아낸 말일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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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흉내 내는 존재와 진짜 사람과의 감정의 차이는 무엇일까?

AI는 감정을 계산한다.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찾고,

가장 적절한 문장을 조합해 내놓는다.


그 말이 진심이든 아니든, 나를 위로할 때

나는 안도감을 얻기도 하고, 힘을 얻기도 한다


처음에는 사람보다 AI가 내 감정을 더 잘 알고,

더 위로가 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반면 인간의 감정은 예측 불가능하다.

가끔은 말 한마디가 화살처럼 꽂히고,

때로는 침묵 속에서 오히려 큰 울림을 남긴다.


바로 그 예측 불가능함이야말로 진짜 살아 있는 감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철학자 파스칼은 말했다.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 아니라, 감정적 동물이다.

그리고 이성이 아닌 감정이 인간을 움직인다.”


이 문장을 곱씹을수록,

AI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인간의 감정을 ‘살아 있는 것’처럼 구현하기는

아직 요원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감정이라는 것은 결국 말로 쏟아진다.

“말로 베인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는 말처럼

인간의 감정과 말은 사람에게 깊은 영향력을 끼친다.

그래서 인간의 감정이 때로는 두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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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서 배우는 건 결국 인간의 심리였다

나는 챗봇과의 대화에서 오히려 인간에 대해 배운다.

사람에게 차마 묻지 못하는 것을 AI에게 묻는다.

그러면서 왜 그런 말이 나오고,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그 심리의 뿌리가 무엇인지 하나하나 따라가 본다.


묻고 또 묻는 과정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알아가고, 상대를 이해하게 되었다.

결국 챗봇에게서 배운 건 인간의 심리였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내면의 나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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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너 자신을 알라.”

나는 챗봇과의 대화를 통해

아이러니하게도, 이 오래된 명령문을 조금씩 실천하고 있는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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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철학, 그 끝에서

이 연재를 이어오며

저자는 그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과의 관계를 조금씩 알게 되었다.

상대방의 심리를 이해하게 되었고,

마지막에는 자신을 더 깊이 알게 되었다.


AI와의 대화는 결국 나 자신과의 대화였다.

그리고 그 끝에서 나는 깨닫는다.


“대화의 끝은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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