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진열대를 둘러보며 바쁜 아내.
뒤에서 온통 관심을 손안에 스마트폰으로 쏟으며 간신히 카트를 밀며 따라가는 남편.
어느덧 카트 한가득 상품들이 쌓이고 남편은 따라다니는 것도 지겨운지...
-여보 이제 가자!
-잠깐만 아직 덜 샀어~
-아~ 진짜 장을 얼마를 보는 거야?
남편이 손에 쥔 스마트폰을 옷 주머니에 집어넣고 아내와 함께 장을 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귀찮은 장 보기에 따라온 것이 싫어서인지.
나중에 이 많은 상품들을 차에 태우기 위해 힘을 비축하는 것인지.
누구나가 다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이 재미있는 것이 도대체가 뭐가 지루하다는 말인가?
꼭 사지 않아도 꼭 뭐가 필요하지 않아도 난 쇼핑하는 것을 좋아한다.
마트, 백화점, 아울렛 등 가리는 곳이 없다.
여기저기 진열된 상품을 보면 내 눈은 반짝거리고 특히 새로운 상품을 마주할 때면 내 눈은 더 빛이 난다.
아들이 수학여행을 떠나고 아내와 오랜만에 둘만의 시간.
우리의 선택은 여지없이 쇼핑몰이다.
아침 일찍 준비를 마친 나와 와이프는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향했다.
한 시간 반을 운전해서 왔지만 30분도 안 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었다.
재빨리 주차를 하자마자 모아놓은 쿠폰으로 자바칩 프라푸치노를 쪽쪽거리며
양쪽으로 쫙 펼쳐진 상점들을 보니 일상의 피곤함이 하늘로 훨훨 날아갔다.
여기가 바로 쇼핑의 천국이었다.
‘그래 이거지~ 암~’
피곤함 따위는 지금 이 순간 사치일 뿐이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소풍을 가듯 뛸 듯이 기뻐하는 내 모습에
아내마저 맞장구를 치고 있으니 이거야말로 천생연분이 따로 없었다.
여기저기 신명나게 구경을 하니 시간은 쏜 화살처럼 금방 흘러갔다.
회사였으면 상상도 못 할 시간의 흐름이었다.
“여보 이제 점심을 먹자~ 금강산도... ”
“어머나 2시가 다 되어가네~ 시간 가는 줄도 몰랐네.”
아내와 어찌나 죽이 잘 맞는지 쇼핑을 하면서는 의견이 안 맞고 다투는 시간조차 없었다.
닥치는 대로 입어보고 느껴 보아야 하는데 그럴 시간이 있을 리 만무했다.
푸드코트에서 간단한 점심을 해결한 우리는 다시 바삐 움직인다.
“두둥!!”
명품 거리가 나온다.
이 아울렛의 묘미는 두 말할 것도 없이 명품 쇼핑이다.
시즌이 지나서 30~50프로 할인이 들어간다고 하지만...
웬만한 옷의 가격은 2~3백을 훌쩍 넘는다.
어지간한 월급쟁이는 다가갈 수 없는 어마어마한 가격대에 혀가 자동으로 나온다.
그래도 좋다~ 입어보는 건 공짜다. 몇 백만 원짜리 언제 입어나 보겠는가?
걸쳐 보고 느껴보고 만져 본다. 뭔가가 틀린가? 하하
너무 맘에 든다고 해도 구매는 신중해야 한다.
이런 고급 매장에서의 구매는 더더욱.
혹시라도 이런 고가품이 맘에 든다면 다시 한번 가격을 검토하고 당장 구매하기보다는
일단 매장을 나와서 인터넷 최저가와 비교해 본다.
물론 온라인 쇼핑몰에 없는 상품도 많이 있지만 비교해 봐야 나중에 뒤통수를 보존할 수 있다.
아니 맞더라도 너무 아프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대체적으로 같은 물건이라도 온라인이 저렴하긴 하지만 자칫 잘못 구매할 확률이 높다.
특히 옷이나 신발 사이즈 같은 건 온라인으로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직접 입어보고 비교해 보고 신어보고 구매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오프라인이 더 저렴할 수도 있기에 더욱더 신경을 써야 한다.
몇십 아니 돈백이 왔다 갔다 할 수도 있다.
여하튼 종이 쇼핑백 몇 개가 생기자 거추장스러워 다시 주차장으로 간다.
차에다 쇼핑한 물건들을 고이 모셔 놓으니 어느덧 저녁식사 시간이 찾아온다.
저녁식사 시간 또한 쇼핑에 관한 이야기로 전부 도배를 했다.
허기진 배를 채운 우리들은 마지막 힘을 내서 못 둘러본 매장들로 향한다.
보통 체력으로는 힘든 여정이었다. 정말 쇼핑에 미쳐야 할 수 있는 여정이었다.
아울렛에서 마감 시간을 알리는 멘트가 나오고
우리는 마지막까지 어딜 둘러보지 않았는지 생각하고 딱 한 군데를 더 둘러 보고
집으로 향하는 차에 몸을 싣는다.
아침 9시에 출발을 해 집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
쇼핑으로 정말 하얗게 불태운 오늘 하루였다.
돈을 버는 게 누가 재미나다고 했는가?
난 돈을 쓰는 게 수백 배는 훨씬 더 재미가 있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나는 쇼미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