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인지 우리가 "프로"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하기 싫은 일도 끝까지 해내는 경향이 있다. 그냥 끝까지 하는 게 아니다. 하기 싫은 업무를 맡아도 겉으로는 하기 싫은 티를 잘 내지 않으면서 유연하게 마무리한다. 왜? 프로니까. ~ 아마추어는 어떤 일이나 과정에서 재미와 즐거움 같은 요소가 사라지면 더는 하지 않는다. 아마추어의 입장에선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새삼 이런 생각도 든다. 어쩌면 프로와 아마추어를 판가름하는 기준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인지 모른다고.
이기주 지음 <언어의 온도>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 中
프로 작가의 글처럼 내 글도 많이 읽혔으면 싶지만
실력을 쌓기 위해 그다지 노력하지 않는다.
아마추어처럼 적당한 재미만으로 쓰고 있다.
인간의 가장 높은 단계 욕구인 자아실현의 욕구가 나에게도 분명 있다. 전문적인 내 일을 소망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프로, 일"이라는 이름에서 오는 무게감과 책임감이 버겁다.
엄마의 자리, 아내의 역할도 엄연히 나에게는 일이기에...
아직은 프로 작가이기보다는 프로 엄마이고 싶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유아교육과를 가고 싶다거나, 나를 버리고 자녀 교육에만 집착하는 엄마가 되려는 것은 아니다.
똑똑한 엄마보다는 따뜻한 엄마가 되려 한다. 아이의 말을 경청하고, 아이의 마음에 공감하고, 아이를 기다려 줄 수 있는 여유 속에 우리는 같이 성장할 것이다. 우리의 속도와 방향을 굳이 맞추려 하지 않아도 어느새 함께인 우리를 만나게 될 것이다.
글을 쓸 때, 그 몰입감과 희열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육아, 집안일과는 비교 불가다. 괴로움까지 더해져 내가 진정 살아 있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작가의 영역을 내 일상 중에 조금씩 더 넓혀가고픈 마음은 변함이 없다.
나에게 있어 프로와 아마추어는 일종의 우선순위인 셈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프로와 아마추어를, 엄마와 작가를 오고 가는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아마추어는 무조건 내공을 갈고닦아 프로로 거듭나야 할까?
흠, 그럴 리 없다. 살다 보면 프로처럼 임해야 하는 순간이 있고 아마추어처럼 즐기면 그만인 때도 있다.
프로가 되는 것보다, 프로처럼 달려들지 아마추어처럼 즐길지를 구분하는 게 먼저가 아닐까 싶다. 프로가 되는 노력은 그다음 단계에서 해도 된다.
이건 꽤 중요한 이야기다. 프로처럼 처리해야 하는 일을 아마추어처럼 하면 욕을 먹기 쉽고, 아마추어처럼 즐겨야 하는 일에 프로처럼 목숨을 걸다가는 정말 목숨을 잃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