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보다 더 문제인 것은...

치과 가는 길

by 예가체프

며칠 잠을 푹 못 자고 피곤해서 인 걸까?

양치질하다가 피 맛을 본다.


왼쪽 오른쪽 둘 다 아래에 사랑니가 매복되어 있다.

오른쪽 아래에 있던 사랑니가 허리 자락을 드러낸 지도

어언 4년은 된 듯싶다.


썩지 않게 관리 잘해 주면 된다고,

원하면 뽑아도 있지만 꼭 뽑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뽑기를 미루고 있다.


피곤한 날이면 어김없이 빨간 물이 고이긴 한다.


'썩었나?

이번에 확 뽑아버릴까?'


혹시 뽑을 수도 있으니

다니던 동네 치과 말고, 좀 더 큰 치과에 검진 예약을 했다.


검진 날 아침,

'진짜 뽑으라고 하면 어쩌지?

엄청 아프겠지?

붓기가 1주일은 가겠지?

40 넘으면 회복도 느리다는데...'

온갖 걱정으로 머리가 복잡했지만

사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



'그냥 버스 타고 갈까?

버스 타도 금방 가는 거리인데...

병원 오갈 때는 마음 편한 게 최고지!'


이제 차 몰고 다닐 거라고,

운전 연습 많이 할 거라고

신랑에게 큰 소리 떵떵 치던 모습은 온 데 간데없다.


'아... 어떡하지...

안 타고 다닐 거면 차를 왜 샀어?

타자, 타자, 타고 나가보자,

에잇! 몰라, 어떻게 되겠지!'


조심스레 네비를 켜고 달려본다.

주말이면 거의 오가는 익숙한 시내 거리인데

뭔가 새롭다.


근데...

'네비 언니, 왜 말씀 안 하세요?

여기서 차선 변경해야 된다고,

왼쪽 차로 이용하라고,

여기서는 이제 우회전 아닌가요?'


분명 네비를 켜고 목적지를 입력했는데

이상하다...

하필 신호도 안 걸리고, 네비를 다시 조작할 짬이 없다.


오 마이 갓!


그냥 간다.

어찌 돌아가든, 대충 아는 길이니까 어떻게 되겠지.


다행히 한 번 만에 마트 주차장에 도착했다.

치과 건물의 좁은 지하 주차장은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아

비교적 상당히 가까운 거리의 여기로 택했다.


"더 감고 풀고, 아직 덜 풀렸네.

한 바퀴 반 돌려야지!"


'내가 얼마나 돌렸지? 모르겠는데.

뭘 더 돌리라는 거야, 난 풀었는데

감으라고, 뭘 어째?'


신랑의 조곤조곤 따뜻한 설명이 없는데도

어라, 한 방에 주차했다.



3월 12일 오전 9시 45분



기분 좋다!


허나 그것도 잠시...

, 그래 사랑니 때문에 치과 가는 거였지.

치과로 들어선다.


과연 내 사랑니는 어떻게 되는 걸까?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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