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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운전 탈출기
02화
학교에 무사히 갈 수 있겠죠?
by
예가체프
Mar 1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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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는 지금 차 안이고요.
우리 엄마가 운전을 하고 있어요.
너무 긴장됩니다.
학교에 무사히 갈 수 있겠죠?"
내가 더 긴장되거든!
뒷 좌석에 앉아 아이는 생중계를 시작한다.
그렇다.
운전을 무서워하는 내가,
그토록 운전을 피하던 내가
차를 사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고
운전대를 잡은 이유는 아이의 등교 때문이었다.
우리 때는 더 멀어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걸어 다녔는데
무슨 소리냐고
신랑은 어이없어했다.
모든 것이 풍족한 이 시대,
지금 아이들에게 결핍이 필수라는 건 나도 안다.
그래도...
비가 너무 많이 쏟아지는 날이나,
칼바람에
온몸이 얼 거 같은 날,
열 걸음만 걸어도 땀이 쭉쭉 나는 그런 날은
태워주고 싶다.
자그마치 800m나 되는 거리란 말이다!!
사실 내가 차가 없을 시절에도
험악한 날씨의 날에는
동네 엄마들이
태워주곤 했었다.
'
내가 오늘 태워 줬으니,
다음에는 네가 좀 태워줘라
'
그런 눈치 볼 필요도 없고
,
갓난아이 시절부터 함께 아이 키우고 서로를 잘 아는 터라
차 없고 운전 무서워하는 나에 대해
오히려 그들은 별 생각이 없다.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
허나...
파워 J인 나에게
"내일 영하 5도인데, 차 타고 가는 건가? 아닌 건가?
내일 비 억수로 온다는데, 차 타고 가는 거 맞겠지?
오늘은 누구 차 타는거지?"
친하고 편하다 한들,
(안 친하고 안 편한 건가...)
내 차도 아닌 데다
파워 J가 아닌 그들에게
미리 확답을 구하는 건 무례해 보였다.
어찌어찌 아이가 동네 엄마의 차를 타고 가는 동안,
몸은 편했지만
마음속 불편함은 쌓이고 쌓여가
두려움을 넘어서게 했다.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
그리하여
바람이 몹시 부는
3월의 어느 날,
아이를 학교 앞에
데려다주고
무사 귀환했다.
친구들도 같이 태워가고 싶었지만
아직은... 안 되겠다.
내 애 하나만 태워도 정신이 사나워서 이거 참...
운전 연습 열심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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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초등학교
운전
Brunch Book
초보운전 탈출기
01
나에게도 아방이가 생겼다.
02
학교에 무사히 갈 수 있겠죠?
03
사랑니보다 더 문제인 것은...
04
맥세권이 아니라도 이제 괜찮아요.
05
스타벅스 가는 길
초보운전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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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한 커피처럼.. 달콤한 육아 일상과 씁쓸한 유산의 기억을 기록합니다. 한 아이의 엄마로 충실한 가운데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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