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대 위 잠자리
황철수는 곧 철거가 시작되면 1등 당첨 복권 또한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하게 되었다.
혼잣말로 말했다. "아... 이를 어쩌지? 350억... 아니 세금 떼고 100억... 그 돈을 그냥 날려버린다고? 아..."
"안 되겠다. 철거 예정인 집을 내가 매입해야겠다. 여기도 철거하면 어차피 보상금을 받으니까, 그 돈이 그 돈이니까 김부동이네 집을 매입하는 데 사용하면 되겠지. 그런데 어떻게 얘기를 꺼내지??"
황철수는 급기야 로또를 찾기 위한 생각으로 김부동의 철거 예정인 집을 하루빨리 매입을 해서 복권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다음날 오전...
황철수는 마을에 위치한 대박 부동산으로 서둘로 달려갔다.
"안녕하세요, 대박 부동산 사장님, 저희 철거 예정인 집을 매입할 수도 있나요?"
"뭐,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나중에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면 좀 낮은 가격으로도 분양을 받을 수 있거든요"
"아, 그래요? 그런데 그러한 집을 매입할 때에 가격은 어떻게 책정되나요?"
"뭐, 그거야 집주인이 얼마에 내놓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왜요? 황씨네 집 매입하러 온다는 분이 계세요?"
"아, 그건 아니고요. 제가 아는 분이 좀 물어보는 것 같아서요"
"아... 네, 암튼 저희 부동산에 모시고 오시면 친절하게 상담해 드릴 수 있으니, 연락 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황철수는 부동산 문을 열고 나오면서, 다시 곰곰이 생각을 하며 혼잣말로 말하기 시작했다.
"아니, 그 집은 소유주가 김부동일 텐데, 지금 기억도 못하는 상태이니, 어떻게 하지?"
다시 부동산으로 뒤돌아서 문을 열고 들어갔다.
"대박 부동산 사장님, 아참 그리고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그 아는 분이 그러는데, 자신이 관심이 있는 집에 소유주가 몸이 좀 불편하여 병원에 입원해서 계약 당사자가 어려운 상황인가 보더라고요, 이럴 때에는 어떻게 진행하게 되나요?"
"글쎄요, 뭐... 위임장을 받고 진행하게 될 텐데, 법적 절차를 따라 진행해야 훗날 탈이 생기지 않아요."
"아, 법적 절차를 따라서 진행한다고요?"
"뭐,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해야 하는 부분이므로 부동산 법에 의거하여 진행해야겠지요?"
"네, 잘 알겠습니다."
그렇게 황철수는 집으로 돌아갔다.
대박 부동산 사장은 황급히 걸어가는 황철수의 뒷모습을 보면서 말했다.
"뭐야... 아침부터 정보만 물어보고 가고... 에이 오전부터 돈도 안 되는 얘기 하러 온 거야? 아니, 그런데 누구 얘기를 하는 거야? 병원에 입원한 사람의 철거 예정집을 매입한다고? 꼭 김부동 얘기하는 것 같네..."
황철수는 집에 들어가는 길에 식당에 들러서 순대국밥이나 한 그릇 먹기로 했다.
"어서 오세요, 뭘 드릴까?"
"이모, 순대국밥이나 한 그릇 주세요"
"아니, 어디 다녀오시나?"
"제 얼굴에 그렇게 쓰여있나요?"
"뭐 그냥 내 촉에... 어디를 가서 얘기하고 나온 듯한데?"
"우아... 아니 정말 대박..."
"대박? 대박 부동산 갔다 왔어?"
"아... 아, 아니요,... 이모님이 촉이 좋다는 뜻이었어요"
혼잣말로 말했다. "순대국밥이나 먹고 얼른 가야지..."
그 시각에 최금란 집에 전화가 걸려왔다.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최금란은 부엌에 있다가 전화를 받으러 마루에 올라갔다.
"네, 여보세요?"
"엄마, 나 영숙이에요..."
"응 영숙아..."
"엄마, 영희 언니에게 들었어요. 그동안 아빠가 병원에 계셨다고요"
"영희가 말했구나... 지금 너희 아빠는 퇴원해서 집에서 쉬고 있구나"
"그런데, 아빠가 기억이 없으시다던데,..."
"응, 아직은 아무도 몰라봐..."
"어떻게 해... 우리 아빠가 가족을 몰라본다고요?"
"응, 가족뿐만 아니라 전혀 기억이 없으셔..."
"어떡해... 흑흑..."
영숙이는 울고 있었다.
"영숙아, 걱정하지 마... 아빠 곧 기억을 해 내실 거야..."
"네, 전에 아빠한테 핸드폰을 사 드렸는데,... 맞다... 그때에 아빠가 나중에 내가 너희들을 몰라볼 때가 되면, 기억을 찾을 수 있도록 평소 좋아하는 곡을 벨소리로 넣어달라고 하셨어요"
"그랬구나... 잠시만, 내가 네 아빠한테 얘기할게. 여보, 영숙이가 당신한테 핸드폰을 사주면서 평소 좋아하는 곡을 벨소리로 넣어 줬다고 해요. 기억 안 나겠지만, 영숙이가 아빠 얼른 기억 회복되었으면 좋겠다고 해요"
김부동은 멀뚱히 마당에 날아다니는 잠자리만 눈에 보였다.
"영숙아, 지금 너희 아빠는 마당 장독대 위에 앉은 잠자리만 쳐다보고 있으시구나..."
"정말요? 어떻게... 아빠 불쌍해서..."
"영숙아, 그런데 너희 아빠한테 사준 핸드폰은 어디에 있어?"
"음... 그때에 핸드폰 상자에 넣어서 다시 방 책상에 놓으시던데요?"
"아, 그랬어? 잠시만? 내가 한 번 가볼게..."
그렇게 최금란은 김부동이가 사용하는 책상에 걸아갔다. 그리고 핸드폰 상자처럼 보이는 것을 갖고 왔다.
"영숙아, 네가 말한 핸드폰이 삼승전자의 아니 콜 맞니?"
"응, 맞아요, 삼승전자의 아니 콜."
"그런데, 박스 안에는 설명서뿐인데?"
"아, 그래요? 그러면 아빠가 어디에 놓아두신 것 같네요..."
"제가 한번 전화해 볼까요? 아빠 연락처를 내가 알고 있으니까..."
"그래 한 번 해 봐..."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 블라블라아,
날 좀 보소... 블라블라야, 블라블라야, 날 좀 보소...'
최금란은 어디선가 노래가 들려오는 것 같은데, 소리가 작게 들려서 옆집 라디오소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영숙아, 아무런 소리가 안 들려..."
"그래요? 그럼 핸드폰을 꺼 두셨나? 꺼두면 전원이 꺼져있다고 나오거든요... 그런데 신호는 가는데..."
"뭐 어딘가에 넣어두셨나 보다. 암튼 너희 아빠는 지금 조금씩 회복 중이니까, 곧 기억하실 거야"
"네, 엄마 제가 자주 연락드릴게요... 엄마 건강도 잘 챙기세요"
"그래 알았다. 그럼 국제전화요금 많이 나올 텐데, 얼른 끊어라"
"네, 그럼 쉬세요"
그렇게 영숙이와 통화를 마치고 최금란은 김부동이가 평소 좋아하는 사과를 깎아서 접시에 올려놓았다.
"여보, 이것 좀 드세요. 당신이 평소 좋아하던 과일이에요"
장독대 위에 있는 잠자리를 쳐다보던 김부동은 사과를 쳐다보더니 손을 들어서 사과를 집었다.
그리고...
연재소설 '운수 터져버린 날(제23화)'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