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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 파트너 이석재 Jul 25. 2020

내 삶에 끼어드는 사람들

마음의 경계를 여는 사람

책을 집중해서 쓰던 중에 마음이 떠돌았다. 문득 심리적 거리 psychological distance 개념이 떠올랐다. 2002년부터 CEO, 임원, 팀장, 핵심인재, 부부 등을 코칭하면서 동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관심과 주제에 대해 간접 체험하는 귀한 시간을 갖고 있다. 직장인이든 일반인이든, 다른 사람이 영위하고 있는 삶의 공간에 들어간다는 것은 '복 받은 일'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침범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 심리적 거리와 공간이 있다. 


  일상에서 다른 사람과의 심리적 거리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 심리학자들(Liberman et. al, 2007)은 심리적 거리를 사회적 거리, 시간적 거리, 공간적 거리, 경험적 거리로 개념화하였다. 코치로 활동하면서 조직 내에 다양한 직급과 직책, 직무를 맡은 리더를 만난다. 일반인의 경우도 다양한 연령대와 삶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들과 코칭 미팅을 갖는 것은 앞서 말한 심리적 거리가 접촉 가능한 것으로 용인되는 것이다. 물리적인 거리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지만, 심리적 거리는 물리적 거리만큼 확보되지 못할 수 있다. 코칭 대상자가 마음의 문을 열기까지는 심리적 거리는 객관적으로 헤아릴 수 없다. 이러한 심리적 거리를 덜 민감하게 느낄 때가 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심리적 거리를 무색하게 하는 흥겨운 사람들이 있다. 여행에서 얻는 흥겨움은 내가 노력해 얻는 것도 있지만, 여행지에서 만난 낯선 여행객들이 선물하는 것도 있다. 오스트리아 길겐 Gilgen에서 마을에 있는 산 정상에 올랐을 때, 아내를 위한 기념사진을 찍는데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웃음을 준다. 하이~~ 나도 몇 장의 사진을 연달아 찍었다.




어디 이쁜 이랴.

치즈 마을로 유명한 네덜란드 알크마르 Alkmaar에서 소녀 동상을 찍을 때였다. 훈남이 갑자기 나타나 포즈를 취한다. 흥에 겨운 젊은이다. 스스럼없이 내 삶의 공간에 끼어든다. 여행에서 이런 돌발적인 사건은 여행의 맛을 돋워 준다. 여행을 할 때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관대하게 대한다. 여행을 통해 삶의 현장에서 거칠어진 마음을 유연하게 만든다. 여행을 마치고 일상에 복귀했을 때 유연한 마음은 누군가에게 불편을 덜 기칠 수 있고, 누군가의 실수를 부드럽게 감싸며 이해하는 윤활유가 될 것이다. 훈남, 고마워!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접경지역, 바다호스 Badajoz는 교역의 중심이면서도 패권을 잡으려는 힘이 부딪히는 격전의 장소였다. 서 코트족의 문화는 거의 없고, 이슬람의 영향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과거의 상처와 영광은 도시의 지하에 있다.

 

  길에서 만난 젊은이들은 낯선 우리 가족에게 쉽게 다가와 익살스럽게 정감을 나눴다. 여행의 맛은 가끔 있는 즉흥적 사건에 있다. 길을 지나가던 젊은이는 먼저 포즈를 취하며 찍어달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다가와 두 손가락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키더니 이어서 손가락으로 내 카메라를 가리 킨다. 사진 찍은 결과를 보고 싶다는 것이다. 완전 수동에 조리개를 조절할 시간이 없었기에 흐릿하게 나왔다. 다시 포즈를 취해달라는 신호를 보내니, 또 한 번 멋진 포즈를 취한다. 젊음과 흥겨움이 좋다. 




  여행을 통한 학습, 이전보다 더 유연한 마음을 갖자!

유연한 마음은 고착되지 않은 마음, 경직되지 않은 마음이다. 유연한 마음은 떠도는 마음을 품는 큰 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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