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누라 Feb 06. 2023

아부다비에서의 마지막

Cherishing last moments

인턴 후반부가 되고 나서는 아부다비에서의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렀다. 눈 깜짝할 사이에 마지막 주가 되었다. 그동안 아껴뒀던 휴가를 써서 마지막 주에는 온전히 이 도시와 사람들과의 마지막을 즐기는 것에 집중했다. 벌써 아부다비를 떠난 지 2주가 넘었는데 한국에서의 격리도 끝나고 원래의 삶에 다시 익숙해져 가니 아부다비에서의 삶이 긴 꿈같다. 기억이 생생할 때 바로 글을 쓸까 생각했기도 했지만 추억이 조금씩 희미해질 때 즈음 다시 회고하며 정리해보고 싶어서 계속 미뤘었다. 개강 전 마지막 남은 여유 시간에 적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드디어 적는다.


동료들과 인사하기

코로나로 인해 회사에 자주 나가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시내 근처에 사는 직원들끼리 모여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놀러 다니고 하면서 많이 친해졌다. 다들 엄청 유능하고 똑똑한 분들이 신데  때는  제대로  노시고 삶을 즐길  아는 분들이시다. 모두 다른 국적을 가지고 있고 배경도 다르지만 유머 코드와 직업에 대한 열정만큼은 공통이다. 나이와 포지션 차이가 있어도 스스럼없이 대해주셔서 감사했다. 

마지막 주말에 가장 친했던 직원분이 점심을 같이 먹자고 해서 갔는데 도착했더니 다들 모여 있었고 서프라이즈 파티를 해주었다. 해변가의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브런치를 먹고 일광욕을 즐겼다. 자주 모여서 맛있는 거 먹는 모임이라고 해서 Le petite comite라고 불렀는데 모두 정말 많이 그리울 것 같다. 

동료들과의 마지막 브런치

한국인 직원분들과 인사하기

많이 의지하고 배울 수 있었던 한국인 직원분들께도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집에도 초대해 주시고 자주 만나서 밥도 사주셨었는데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고 든든한 지원군이 돼주셔서 너무 감사했었다. 바쁘신기간이였음에도 내가 아부다비를 떠나기 전에 식사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또 한 번 감사했다.

아부다비 친구들과 인사하기

아부다비에서의 행복 지분 과반수를 차지한 나의 친구들. 정말 우연한 계기로 만나서 이렇게 친해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는데 이 친구들과의 우정 덕분에 아부다비 생활이 너무 즐거웠다. 거의 매주 주말마다 만나면서 아부다비 이곳저곳 놀러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했다. 내가 뚜벅이인걸 배려해 줘서 항상 집까지 태우러 와주고 바래다주고 정말 너무 고마운 친구들이다. 한국어도 잘하고 한국 문화에도 관심이 많은 친구들인데 단순히 내가 한국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사람으로서 좋아해 줬다. 정말 가족처럼 잘 대해주고 챙겨준 친구들 정말 많이 보고 싶을 것 같다. 곧 한국에 놀러 와서 내가 받은 환대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게 해 주면 좋겠다.

해변 가에서 바비큐 하면서 마지막 날을 보냈다. 새벽 비행기라서 밤늦게까지 캠프 파이어 앞에서 그동안의 추억들을 얘기하고 즐기며 아부다비 생활의 완벽한 마지막을 장식했다.


새 학기 전 긴장감과 스트레스에 조금은 기분이 안 좋았는데 아부다비 생활을 추억하다 보니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아부다비에서 생활하면서 정말 많은 축복을 받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많았다.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값진 경험을 했다. 지난 6개월은 너무나도 행복했던 추억이 될 것 같다. 이 좋았던 순간들이 끝이 나버린 게 너무 아쉬우면서도 짧은 시간 동안 과분할 만큼 많은 행복을 느꼈기에 후회는 없다.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을 기약하며 아부다비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조건 없이 잘해줬던 아부다비의 사람들과 행복했던 순간들은 앞으로의 삶의 원동력이 되어줄 것 같다. Thank you Abu Dhabi. See you sooner rather than later!

작가의 이전글 이스탄불에서 6년 만에 룸메들과 상봉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