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난 이스라엘 여행을 마치며
이스라엘 공항은 보안이 엄하다고 듣긴 했었지만 생각보다도 더 길고 복잡했다. 짐 체크에서 시간이 엄청 오래 걸렸다. 줄을 기다리다가 어떤 히잡을 쓴 젊은 여자가 내 뒤에 있었는데 조금 초조해 보여서 비행기 시간이 몇 신지 묻고 만약 나보다 이른 시간이면 양보해주려고 했다. 나보다 비행시간이 더 늦어서 양보해 주진 않았는데 그 여자가 나한테 that’s so sweet of you 이러면서 웃어줬다. 대기하면서 대화를 했는데 그 여자는 변호 사고 취미로 토론을 해서 토론대회 심사위원 자격으로 카타르에 간다고 했다. 여권을 들고 있어서 이스라엘 국적인 줄 알았는데 팔레스타인 국적이며 들고 있는 건 요르단에서 발급해 주는 travel pass라고 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한번 여행하려면 엄청 복잡하고 이스라엘 보안은 국적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굉장히 꼼꼼한 보안 검사가 이어졌다. 가방에서 물품 하나하나 꺼내 봤고 스캔도 여러 번 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였다. 배낭 하나로 여행하다 보니 엄청 콤팩트하게 짐을 쌌는데 다시 넣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었고 검사관들의 태도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출국 검사 한번 받았을 뿐인데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고 이걸 일상으로 겪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복잡한 마음으로 이스라엘 여행이 마무리되었다.
정말 많은 걸 느끼고 배운 여행이었다. 처음으로 온전히 혼자 하는 여행이기도 했고 특별한 여행지이기도 해서 오래 기억에 남을 여행일 것 같다. 여행 내내 많이 느꼈던 감정은 감사였다. 보호받고 있고 인도해주시고 계시다는 느낌이 들었다. 스쳐갈 인연일지라도 좋은 영향을 준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맛있는 걸 먹고 사진 찍기 위해서 하는 여행이 아니라 진정으로 배우고 느끼는 바가 많았던 여행이라 더 좋았다. 짧은 시간이었고 체력적으로 많이 지쳤던 여행이었지만 정말 행복했고 살아있음을 느낀 여행이었다. 이 나라에 얽힌 복잡한 역사와 정치적 문제 때문에 많은 생각이 교차했었고 더 배우고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스라엘은 나중에 꼭 다시 오고 싶고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혼자 왔지만 결코 외롭진 않았던 여행이였다.
예상했던 방향과는 달랐지만 이스라엘 여행은 내 삶을 바꾸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