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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라 Jul 04. 2023

오스트리아에서의 첫 주말

한 주가 빠르게 지나가고 오스트리아에서의 첫 주말을 맞았다. 락센부르크에 계속 있었다 보니 많이 심심했었어서 주말만이라도 제대로 보내고 싶었다. 며칠 전 회사 파티에서 만난 여름 인턴 그룹챗에 들어가게 돼서 주말 일정이 꽉 찼다. 먼저 금요일엔 세계에서 가장 큰 야외 음악 축제라는 Donauinselfest에 갔다.

 Donauinsel은 비엔나 시내 외곽에 있는 섬인데 섬 전체에서 열리는 큰 축제다. 무료입장이라 역시나 사람들로 북적였고 신기했던 건 10-20대뿐만 아니라 아이부터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에 사람들이 있었다. 락센부르크의 평화로움에 익숙해져 있다가 갑자기 사람들이 엄청 많은 곳으로 가니 적응이 안 됐다. 독일어 음악을 전혀 몰랐는데 새로운 장르도 접하고 나름 신기한 경험이었다.

토요일은 비엔나 시내 외곽의 와이너리 구경 겸 하이킹 트립을 갔다. 무려 지하철을 타고 하이킹 트레일 입구로 가서 1시간 반 가량 걷다 보니 와이너리들이 많이 위치하고 있었다. 몰랐는데 오스트리아가 나름 와인 생산을 많이 하고 자부심을 갖고 있는 나라라고 한다. 와이너리에서 화이트 와인과 탄산수를 섞어서 마시는 spritzer를 마시며 한참 수다를 떨었다. 세계 곳곳에서 온 동료들이랑 대화하다 보니 새로 배우는 것도 많고 신기했다. 날씨도 완벽했고 모든 게 좋았던 날이었다.

토요일에 같이 와인 마셨던 동료 두 명이 다음날 호숫가로 기차 여행을 간다고 해서 나도 조인했다. 약간 힘든 일정이라 무리가 아닐까 싶었지만 집에만 있기엔 심심할 것 같아서 갔는데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Neuidle am See라는 작은 호숫가 마을로 향했다. 기차를 타고 도착해서 근처 오스트리아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한 3시간 동안 트레일을 걸었다. 날씨가 덥긴 했는데 오랜만에 길게 걸으니까 좋았다. 이스라엘과 영국 출신 동료들이었는데 나라 정치부터 강아지 얘기까지 지루할 틈이 없는 대화였다. 그리고 걸어서 호숫가에 도착해서는 잠깐 수영도 하고 비치베드에 누워서 일광욕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비치베드에 누워서 책을 읽는데 정말 낙원이 따로 없었다. 그저 행복했다. 오랜만에 근심 걱정 없이 그냥 온전히 존재하면서 자연을 즐기는 게 엄청난 힐링이 되었다.

비엔나커피 아니고 그냥 Eiskaffee

체력적으로는 힘든 일정이었지만 심적으로는 여유롭고 힐링되었던 비엔나에서 첫 주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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