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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부장 Oct 20. 2020

맛도 나고, 재미도 나는 중국 과일 이야기

중국은 과일의 천국

땅이 넓은 만큼 다양한 기후를 가진  중국.

같은 달이라고 해도, 북쪽에서는 솜이불을 덮고 잘 만큼 추운 날이지만, 남쪽 끝에서는 해변에서 햇볕을 즐길 수 있을 만큼 다양한 기후가 존재합니다. 기후에 맞춰 그만큼 다양한 과일이 생산되기도 하지요. 


시장에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과일들도 많은 데요, 재미난 중국 과일 이야기 한번 해 볼까요? 





요즈는 한국의 유자와 이름은 같지만, 한국 유자 보다 훨씬 크고 상큼해요. 추운 겨울, 이불을 뒤집어쓰고 속껍질을 홀랑 홀랑 벗겨가며 새콤달콤 팡팡 터지는 비타민을 섭취하기에 더없이 좋은 과일이지요.


상해 주변에서는 길을 걷다 보면 주렁주렁, 큰 나무에 길게 늘어진 노란 유자 열매를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어이쿠 , 아래를 지나기가 무섭더라고요. 가느다란 덩굴에 여러 개씩  달려있는 모습이 웃기기도 하고 불안해 보이기도 한데요, 걱정 마세요. 생각보다 쉽게 떨어지진 않아요.



알알이 속이 꽉 찬 열매를 만나려면  스펀지 같은 속 껍질과 그 위로 단단하고 향긋한 겉껍질을 벗겨내야 합니다. 억지로 벗겨내려 하니 손목, 손가락이 후들후들. 여간 단단하지 않아요.


이럴 땐 요즈를 살 때, 과일가게 아저씨에게 껍질을 잘라 달라고 하지요. 홀랑 다 벗겨 버리면 과육이 말라 맛이 없이 질 수 있어서, 윗둥을 쳐내고  십자로 칼집만 내주신답니다. 


한 번에 다 먹을 자신이 있다면 다 벗겨 달라고 해도 좋지요 그러면, 향긋하게 속이 터진 과육이 방긋~

벗겨낸 껍질은  냉장고에 넣어 악취를 제거하기도 해요. 향기가 팡팡 ! 여러모로 겨울에 가장 사랑받는 과일 중 하나랍니다. 겨울이면, 과일가게마다 벽면 한쪽에 그득히 쌓인 노란 유자들이 예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요.





양매이는 한국에서도 소귀나무의 열매로 생산이 되긴 하지만,  그닥 사랑받지 못하는 과일 같아요. 하지만 중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봄 과일입니다. 깨물면 입안에  새콤한 과즙이 가득한 맛있는 과일인데요 , 그냥 먹기도 하지만, 술을 담가 먹기에 더 좋은 것 같아요. 



깨끗이 소독한 유리병에 양매이와 삥탕(冰糖-굳힌 설탕의 한 종류)을 겹겹이 넣고 도수  35도 이상의 바이주(白酒)를 양매이가 잠기도록 가득 부어줍니다. 시간이 지나면 새콤한 양매이 맛과 향긋한 바이주의 향이 어우러져 멋진 과실주가 됩니다. 빨간 양매이의 색깔이, 과실주를 더 멋지게 만들어 주기도 하지요. 



아차, 양매이를 먹거나 술을 담그기 전에 반드시 소금물에 15분 이상 담가놓으셔야 해요. 빽빽한 과육들 사이에 껴 있을지 모를 벌레를 제거하기 위한 과정인데요, 별다른 해가 없는, 하얗고 작은 벌레라고는 하지만, 저는 보기도 상상하기도 싫어서 사실 양매이를 즐겨 먹지 않는답니다. 참 맛있긴 하지만요. 하하하





강력한 이름과 외모의 소유자! 훠롱궈, 우리나라에서는 용과라고 부르는 과일입니다. 영어 이름도, 뜻 그대로 "dragon fruit". 짙은 칼라의 부드러운 껍질 속에 공 같은 흰 과육이 꽉 차 있는데, 겉이나 안이나 생긴 모양은 조금, 무섭네요. 



알고 보니 용과는 선인장의 열매라고 하는데요, 선인장에 달린 모습이 왠지 더 무서워 보이지만, 담백한 맛에 칼륨이 풍부한 아주 착한 과일이랍니다. 반을 뚝 잘라서 껍질을 컵 삼아  숟가락으로 퍼 먹어도 좋고 심심한 맛이 싫으시면 요구르트에 섞어 먹어도 몰캉몰캉 씹히는 맛이  아주 좋아요.



귤은 한국에서도 흔하디 흔한 과일 중 하나이지만 중국의 샤탕귤은  쪼갤 필요 없이 한입에 쏙! 이파리만큼 작고 귀여운, 또 설탕처럼 달콤한 귤입니다. 


껍질이 부드러워 어찌나 까먹기도 쉬운지요. 단점이 있다면 그 작은 열매 속에도 씨가 꼬박꼬박 박혀있다는 점인데요. 달고 편하고 값이 싸기까지 한 과일이지만, 이 씨 때문에 샤탕귤을 안 먹는 사람이 있을 정도랍니다. 



싸가 귀찮을 땐 신장푸타오 ! 신장 지역에서 생산되는 알이 작은 포도인데요, 가느다란 줄기에 작은 알갱이들이 다닥다닥 달려 있는 귀여운 아이 들랍니다. 껍질이 연하고 부드러워 껍질 채 먹어도 는 신장 포도는 줄기에서 다르르륵 , 포도알들을 다 떼내어 한꺼번에 씻어 두면 집어 먹기 편하지요. 저는 깨끗이 씻은 포도알들을 큰 대접에 가득 담아 테이블에 얹어 두고 오며 가며 한 손 가득 집어 한입에 탁! 털어 넣는답니다. 










중국은 과일이 싸고, 종류가 다양해서  과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천국이라 하지요. 그런 천국에 살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매년 돌아오는 추석,  차례상에 놓였던, 속이 노랗게 꿀이 찬 사과와 즙이 잔뜩 흐르는 한국 배를 한 입 가득 베어 물고 싶은 그리움은 어쩔 수 없는 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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