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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부장 Oct 26. 2020

혀를 마비시켜줄 매운맛, 마라샹궈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최고의 요리 

목요일 퇴근 즈음.... 한 주의 스트레스가 절정에 이릅니다.


그래서 오늘 필요한 메뉴는, 마라샹궈 





마라샹궈는 내가 좋아하는 재료들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 

속이 깊은 웍에서 중국 전통의 매운맛, 마라 양념과 함께 촤르르 촤르르 볶아 먹는 총칭 지역 대표 음식인데요, 

중국음식을 파는 곳이면 어디서나 쉽게 찾아 맛볼 수 있고, 또 기름이 좔좔 흐르는 매콤한 맛이 일품이라  한국인들, 특히 젊은이들이 좋아하지요. 


현지 마라샹궈 가게에 가면 흔히 볼수 있는 재료 진열대입니다. 같은 금액의 재료끼리 나란히 진열이 되어있어요. 예전에는 냉장 시설도 잘 되어있지 않은채 위생상태가 엉망이었지만, 이제는 깔끔하고 신선된 재료들이 잘 손질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햄, 소시지가 맛있긴 하겠지만, 중국 현지에서 가공 육류는 그닥 추천하지 않습니다, 

한국인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향을 가지고 있을 뿐더러, 중국산 햄 가공육의 온갖 흉흉한 뒷소문들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대신 한국에서는 만나기 힘들어 새로운 느낌이지만, 또  맛있기도 한 재료들을 시도해 보세요.



구수하기도 하고 상큼하기도 한 워순莴笋.  사각 사각 씹히는 식감이 너무 좋기도 한데, 익힌 워순에서는 갓지은 향긋한 밥냄새가 나는 것이 참 신기한 채소입니다.  송송송 채를 썰어서 살짝 데쳐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해요. 



보기엔 넓적, 시커먹먹 하지만, 쫄깃 쫄깃 맛난 콴펀 宽粉. 쉽게 생각하면 넓은 당면류 인데요, 마라샹궈에 빠지지 않는 주인공입니다.


취향에 맞게 고른 재료들을 , 딱 세숫대야 처럼 생긴 스테인레스 대접에 담아 주인장에게 건네주고, 나무집게와 같은 숫자가 달린 번호표를 받아 내 번호가 불릴때까지 설레어 하며 기다립니다. 


재료를 넘겨주면 원하는 맵기의 정도를 물어볼텐데요, 


평소 매운 맛이 익숙한 한국인이라면 중간맛 쫑라中辣  정도는 문제없지요. 더 매운 맛을 원하신다면 힘을 주어 강하게, 쭝라重辣!



그리고 주문시, 함께 먹어야 할 마라샹궈의 짝꿍도 잊지 말아요. 훅 불면 날아갈 것 같은, 향긋한 흰 쌀밥과 (정말 배도 빨리 꺼진답니다) 양꼬치엔 칭따오, 마라샹궈엔 칭따오춘셩!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궁합이죠. 


자 이제 팔을 휘휘 아무렇게나 걷어 붙이고 그닥 위생적으로는 훌륭해 보이지 않는 아저씨가 힘차게 주걱을 저어대며 맛있게 마라샹궈를 만들어 주실거예요.

맛있는 마라샹궈 완성~



그런데 잠깐, 

주의해야 할 점이 있어요. 


마라샹궈에 들어 있는 시꺼멓게 붉은 마른 고추는 먹으면 안 돼요.  씹으면 매운맛이 나니 문제기도 하겠지만, 재활용을 한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많은 재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라샹궈에는 한국에서 "산초"라고 불리는 독특한 향의 향신료, 화쟈오가 가득 들어가 있는데요 

화쟈오는 고추로 맛을 내는 한국의 매운맛과 달리, 입안에 독특한 향이 퍼지며 입안이 마비되는 것과 같은 총칭 지역 특유의 매운맛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재료입니다.

이 화쟈오를 혹여 씹기라도 했다간, 향수가 가득 담긴 골프공으로 혓바닥을 두들겨 맞는 듯한 아찔한 경험을 하실 수도 있어요. 특히 마라샹궈를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살살 잘 골라내고 먹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후루룩! 마라샹궈를 해치우고 나면, 다음날 아침  별  어려움 없이 숙변을 밀어낼수 있을 거예요. 하루 종일 엉덩이는 좀 얼얼 하겠지만요. 




마라 양념은 재료와 조리법을 다르게 하여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어요. 요즘은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도 많아서 저는 집에서도 즐겨먹는답니다.




중국의 매운맛은 한국의 얼큰한 매운맛과 달리, 입안을 마비시키는 알싸함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꽤 유행인 듯하던데요. 

스트레스 가득한 저녁, 화끈한 마라샹궈 한번 즐겨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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