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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부장 Oct 27. 2020

보는 재미, 먹는 재미- 고소한 지엔빙 煎饼

아침으로도 굿, 간식으로도 훌륭

전 세계적으로 밀가루 반죽을 얇게 구워낸 팬케익류의 음식은 베스트 애정 아이템이지요? 각 나라를 대표하는 전병류도 다양한데요.

 

멕시코에는 담백하게 구워낸 옥수수 전병에 채소와 고기를 싸서 먹는 또띠야가 있구요, 

프랑스에는 크레페! 촉촉한 전병에 초콜릿, 생크림 과일을 듬뿍 얹어 달콤하게 즐기는 밀가루 전병인 크레페는 워낙 유명한 디저트 음식입니다. 




그리고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중국에는 산동 지엔빙 煎饼이 있습니다. 지엔빙은 우리나라 전병의 중국어 발음. 말 그대로 산동지역의 밀가루 부침이네요. 



산동 지엔빙은 은근히 달아오른 무쇠판과 각종 양념 그릇, 기타 재료들이 나란히 놓인 한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만들어집니다. 딱히 간판이 없어도 까만 불판을 보고 지엔빙을 사기 위한 줄이 죽 늘어서지요.



산동 지엔빙은 고소한 맛도 일품이지만, 만드는 과정을 놓칠 수 없습니다. 슥슥 삭삭 군더더기 없이 빠르게 움직이는 아저씨의 손을 바라보다 보면 시간은 순식간에 흐르고,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것 같기도 해요. 이러한 과정이 포인트라 그런지, 산동 지엔빙을 만드는 가게는 위생의 차이가 조금 있을 뿐, 만드는 과정과 속도, 환경 등이 거의 비슷합니다. 


2분 남짓의 제작 과정을 잠깐 생각해보자면요  

밀가루 반죽을 기름 없는 뜨거운 불판에 올리고, 납작한 나무판을 이용해 얇게 펴줍니다.  놀라지 마세요. 펴고 남은 반죽은 그대로 다시 반죽통으로 퐁! 들어갈 거예요. 




다른 한 손으로 능숙히 달걀을 깨 넣고 역시 재 빨리 넓게 펴줍니다. 소금 톡톡! (가끔은 조미료도 함께 토토톡) 




파, 짠지, 고추 양념을 뿌려주고, 달콤한 특제 소스도 펴 발라 줍니다.



전병이 눌어붙지 않게 이쪽저쪽 수시로 들춰주시는 센스 



전병이 예쁜 갈색을 띄고, 바삭바삭 소리가 날 때쯤, 내 취향대로 주문한 추가 재료들을 넣고 척척 접어주는데요, 


전병에 달걀만 넣어 기본 4웬정도 (약 700원)인 가격에

추가되는 재료에 따라 1, 2원 가량이 더 붙습니다. 물론, 상해기준. 지방은 훨씬 더 싸다고 들었어요. 제가 처음 상해에서 이 산동 지엔빙을 먹었던 날 1.5웬을 지급했던 기억이 있으니, 물가가 3배가량 뛴 셈이네요. 



중국말을 몰라 주문을 할 수 없다고요?

걱정 마세요 우리에겐 손과 얼굴이 있답니다.

전 세계 공통 바디랭귀지, 뭔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재료에는 그냥 , NO! 하시면 돼요.

돌돌 말린 전병을 납작한 칼로 바사삭! 반으로 잘라서 




맘에 들지 않지만, 길거리 음식과는 나름 잘 어울리는 얇디얇은 비닐에 담아내면 완성~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밀가루, 달콤한 소스, 바삭바삭 튀김과자, 느끼함을 잡아주는 매콤한 고추 양념! 맛이 없을 수 없겠지요? 게다가 기름으로 지져내지 않아, 더욱 깔끔하게 먹을 수 있어요. 


한국 홍대 입구에서도 지엔빙을 파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요 길을 걷다 연기가 풀풀 나는 검은 무쇠판을 만나면 꼭 한번 구경해보세요.

 아차차, 아침에만 여는 가게도 많으니, 아침식사로 즐겨보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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