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부장 Oct 21. 2020

상하이는 안전한 도시일까?

어디서든 내 안전은 내가 먼저 


제가 늦가을 즈음부터 착용하는 헬멧입니다. 이 헬멧은 한국에서 특별히 공수해 지요. 안전... 하겠지요?

그런데 실은, 그냥 예뻐서 산겁니다. 


위험한 전동차를 운전하니, 헬멧은 늘 착용해야 하지 않냐구요?



 

 맞습니다. 헬멧을 쓰면 안전할 테지요. 하지만... 아웅. 귀찮아요. 최근에는 안전을 위해 헬멧을 꼭 쓰고 전동차를 운전하도록 계도를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선택이었기에 저는 헬멧을 잘 쓰지 않았습니다. 머리를 감고 수건으로 대충 물기만 닦아 낸 후 회사에 도착하면 머리카락이 말려져 있는 그런 날도 많지요. 물론 사자 갈퀴처럼 여기저기 삐죽 대긴 하지만요. 




그래서 추운 겨울, 방한용으로만 헬멧을 씁니다. 헬멧을 쓰지 않으면 바람맞은 빡구가 되기 십상입니다. 그리고 사실 헬멧을 쓴다고 특별히 안전할 것 같지도 않구요. 일전에 업무차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륜차 탑승자들의 헬멧 작용이 100% 의무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들 헬멧을 쓴 채 어찌나 난폭 운전을 하던지요. 차라리 헬멧을 안 쓰고 얌전히 운전을 하는 것이 낫겠다 했습니다.


처음 중국에 왔을 때, 안전을 위해 사방(四方)이 아니라, 오방(五方)을 살피라는 우스개 소리를 들었습니다. 앞, 뒤, 좌, 우, 그리고 위.



앞은, 갈 길을 잘 찾으라는 거겠지요?


뒤로는 내 지갑이 자기네 밥인 줄 아는 불한당들을 잘 살펴야 합니다. 실제로 난징동루 南京东路등에서 유행하던 젓가락 소매치기를 만난 적이 있어요. 대낮에 길거리에서 뜬금없이 긴 젓가락을 들고 있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해요. 손가락 힘도 좋지요? 그 긴 젓가락으로 물건을 꺼내다니.


 길을 걸을 땐 좌, 우를 살펴 휘휘 시도 때도 없이 달려드는 온갖 교통수단을 피해야 합니다. 다행히 이륜차 도로가 나눠져 있고, 차들은 차도로만 다녀야 하지만 인도로도 차가 다니고 차도로도 사람이 지나다니는 자유로운 상황이 많이 연출되는지라, 스스로 보호를 해야 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위로는 하늘에서 갑자기 날아오는 물건이 없는지 잘 살피라 하더군요. 늘 어디선가 뚝딱뚝딱 공사가 일어나는 중국인지라, 예상치 못한 물건이 하늘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였지요. 



하지만, 적어도 지금 상하이 시내 관광지역에서는 철저한 규범에 따라 움직이는 질서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공사는 계속 일어나고 있지만 안전 의식도 많이 개선되었고, 하늘 빽빽이 들어선 CCTV와 그만큼 많은 경찰들의 영향도 크겠지요. 



오히려 안전을 위해 지금 가장 조심야 할 것은 바로, 디토우족 低头族입니다. 스마트 폰을 쳐다보느라 늘 45도 하향 시선을 우지, 언제 다른 사람과 충돌할지 모르는 사람들이요. 물론, 저 자신도 그렇구요. 





중국, 특히 상하이를 겪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안전에 대한 걱정을 많이들 합니다. 하지만 이제 적어도 상하이만큼은 여러 면에서 안전이 확보된 곳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세계 어디서든, 내 전은 내가 지키는 것이 안전의 첫걸음. 특별한 이유 없이 중국 사람들 앞에서 중국인들 흉보지 말자구요. 감정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나 느낌으로 전해지는 거니까요.  오늘도 안전!  

이전 24화 시작이 반가운 중국의 쓰레기 분리수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