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짝퉁
누구나 명품 하나쯤 관심 있겠죠?
중국인들의 명품 사랑도 대단한데요, 조금 특이하기도, 또 조금은 수상하기도 합니다.
중국인들은 화려한 명품을 좋아합니다. 여기저기 브랜드 네임도 막 새겨져 있고, 금딱지 은딱지도 번쩍번쩍한 제품들이요.
명품, 그까이꺼 뭐... 훗!
중국에서는 이른 아침 도매시장에서 당근을 잔뜩 구매하신 할머니도 뤼비* 양말을 즐겨 신으시구요
한인들 사이에서는 한인촌 마트에 장을 보러 갈 때 착용하기 제일 편하다고 해서 너나 나나 구매하던 (심지어는 두어 개 더 사서 한국의 엄마 언니에게 선물도 하던) "천사마트 명품 가방"도 있었지요.
제가 가지고 있는 명품(?) 가방은 시장바구니 수준입니다. 수박, 헬멧, 접은 우산 등 다 때려 넣기 너무 편해서 매일 들고 다니는 데요, 가끔은 과일 가게 아주머니가 걱정을 할 정도이죠.
아마 할머니의 양말도, 천사마트 가방도 대부분 모조품일 겁니다. 물론, 제 가방도 흔히 말하는 짝퉁입니다. 그냥, 사용이 편할 것 같아서 구매했는데요, 굳이 굳이 진짜 냐며 따져 묻는 이는 없더라구요. 가끔 수박이나 작은 택배 상자가 담겨 있으면 그냥 지긋이 웃으며 짐작은 하겠지요.
진짜 진짜 똑같은 A 뿔뿔(A++, 최상급 모조품) 제품을 원하는 게 아니라면 나른 나른한 공기 중에 해바라기 씨를 까먹는 소리가 또각또각 들리는 짝퉁 시장 어디든 쉽게 구할 수 있어요.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은 이미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고 한때는 시장 건물 위층에 흥정을 위한 한국말만 가르쳐 주는 한국어 학원도 있었다던데, 그래서 그런지 반 쪽짜리 한국말을 하는 판매원들도 꽤 많습니다. 혹시 만나게 되신다면 대화를 나누려고 하지는 마세요. 흥정에 오히려 말려들지도 몰라요.
물론, 짝퉁 유통은 불법입니다. 판매를 해서도, 구매를 해서도 안되지요.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생존의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이 할아버지는 아마 저 로고들이 어떤 의미인지 전혀 모르실 거예요. 브랜드 상에서는 싫어하겠지만 오늘은 저 양말이 하나라도 더 팔렸으면 좋겠네요.
내게 걸쳐진 물건이 명품이라도 내가 명품이 아니면 빛이 날까요? 짝퉁은 눈 크게 뜨고 이것저것 비교해 봐도 알쏭달쏭 할 때가 많지만, 사람은 태도를 딱 보면 알 수 있답니다. 명품인지 짝퉁인지요.
명품에 어울리는 나를 먼저 준비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