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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부장 Oct 23. 2020

나를 위한 빨간 선물- 번밍녠(本命年)

12년에 한 번 돌아오는 해

시간은 참 빠릅니다. 벌써 한 해가 다 가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바뀐 건 딱히 없습니다. 10년째 같은 목표....




어쨌든 이미 시작돼버린 2020년, 올해는 쥐띠의 해라고 하네요



중국의 쥐띠들에게 2020년은 번밍녠(本命年)입니다.

번밍녠이 무엇인지 중국의 만물박사 바이두(百度)에 물어볼까요?


바이두에서는 번밍녠이란 "자신이 태어난 해의 띠와 같은 띠에 해당하는 해"라고 설명되어 있는데요, 12 간지에 따라 12종류의 띠를 가진 중국인은 (물론 한국인도요) 누구나 12년에 한 번씩 번밍녠을 만나게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번밍녠은 중국 사람들에게 불운이 찾아드는 해라는 오랜 인식이 있어, 한 해를 조심스럽게 보낸다는 겁니다.



말띠인 저는 말의 해가 오면 말의 기운을 받아 무슨 일이든 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샘솟았었는데, 저와는 생각이 다른가 봅니다.

 

번밍녠의 액운을 막기 위해 중국인들은 몸에 붉은색 물건을 지닙니다. 가장 흔한 것이 붉은 실로 만든 장식품.


금딱지 장식품을 달고 있는 붉은 실팔찌나 고급진 옥장식을 달고 있는 붉은 실 목걸이,

혹은, 눈에 잘 띄지 않는 발목에서도 붉은 실은 쉽게 보입니다.

빨간 실 장식이 예뻐서 달고 있는 게 아니냐구요?


음... 아마도 정말 보여주기 위해 몸에 지니는 장식품은 아닌 것 같아요. 목욕탕에서 이런 분도 뵈었으니 말입니다.

이전에 함께 일하던, 옷차림에 전혀 관심이 없던 한 남자 동료는 와이프가 번밍녠을 맞아 빨간 구두를 사주었다며 쑥스러워하면서도 매일 같이 그 신발만 신더라구요. 물론, 가끔 뒤 허리에 보이는 팬티도 늘 빨간색이었던 기억이 납니다만.


길을 걷다 창 밖으로 불쑥 거리에 등장한 대나무 옷걸이의 빨간 속옷들을 마주치면 '아 저 집엔 올해 번밍녠인 사람이 사는구나 '생각합니다. 물론, 속옷 취향이 그럴 수도 있겠지만요!  



번밍녠(本命年),영어로는 the animal of year라고 하네요. 굳이 그런 말을 믿어서는 아니지만 저도 번밍녠이 되면 괜히 빨간 실 하나는 걸쳐보고 싶더라구요. 나름 제가 속한 문화에서 긴 시간 지켜온 전통이잖아요. 길을 걷나 붉은 장신구를 두른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속으로 몰래 나이를 계산해보기도 합니다. 워낙 겉보기와 실제 나이가 달라 깜짝 놀라는 경우도 많지요. 하핫. 여러분도 중국을 방문할 때 사람들 여기저기 숨어있는 빨간색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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