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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부장 Oct 23. 2020

신통방통한 전통 치료법 꽈샤(刮痧)

두려워하지 말아요. 피는 안 나요 

꽈샤(刮痧)를 아시나요?


꽈샤는  물소뿔로 피부를 문질러서 아픈 곳을 개선시키는 중국 전통의 치료법인데요, 어찌나 신통  방통 하던지요. 한국에서는 괄사라고 한자 독음 그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긴 하더라구요 . 



제가 신통 방통 꽈샤를 알게 된 것은, 큰 아이를 낳은 후였습니다. 


저는 비겁한 몸매의 소유자입니다. 손가락 발가락 끝까지 통통통 살이 쪘지만 눈에 쉽게 띄는 손목 발목, 얼굴 등은 다른 곳보다 비교적 살이 적은 편이라 실제보다는 아주 조금 날씬해 보이지요. 대신 어릴 때부터 잘 넘어지기도 하고, 손목 통증을 자주 겪었습니다. 

워낙 시원찮던 손목은 출산 후 통증이 더 심해졌는데요, 어느 날 중국인 친구 하나가 손목 통증에 탁월한 치료법이 있다며, 찾아가 보라고 하더군요. 



친구가 알려준 곳으로 예약을 하고 찾아가 보니, 음... 병원이 아니라 오래된 아파트 단지였습니다. 아마도 속칭 "야매" 치료법인가 보다 했습니다. 중국의 로컬 아파트 1층에는 이런 곳이 많습니다. 




예약을 했으니 치료는 해야겠고, 어떻게 하려나 걱정이 태산인데, 나이가 지긋한 아주머니께서 손목에 기름을 바르더니 버스 카드 같은 납작한 물건으로 손목을 불이 나게 비벼대지 않겠어요? 이러다 화르륵 화르륵 불이라도 나는 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




한 이십 분이 넘게 버스카드로 (나중에 알고 보니 물소뿔이었지만요) 부비부비가 끝나고 치료비는 100웬, 당시 한국돈 약 만 오천 원이니 한의원에서 침 한번 맞는 정도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몇 번 더 치료를 받는 것이 좋겠다고 하는 말에, 저는 시간을 보고 다시 예약하겠다고 얼버무렸습니다. 믿음이 잘 가지 않았거든요. 게다가 얼얼한 손목으로 돈을 건네는데 효과가 좋다며, 꽈샤 다이어트도 해보지 않겠냐 합니다. 숨길수 없는 뱃살을 이미 간파당한 게지요. 




의심스러운 듯 머뭇머뭇 하는 제게 자랑스럽게 펼쳐 보이는 고객 노트에는 손으로 꾹꾹 눌러쓴 이름들과 치료 횟수, 예약시간 등이 빼곡히 차 있었습니다. 손님이 아주 많다고 자랑을 하는 것이지요 (실제 예약을 할 때도 예약이 꽉 찼다며 일주일 정도를 기다리긴 했습니다) .


'다이어트는 무슨, 또 불이 나게 문지르기나 하겠구먼!'

치료법이 미심쩍었던 저는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그곳을 나왔더랍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지요? 그다음 날부터 손목 통증이 싹 사라진 겁니다!

심지어는 몇 년 동안 아프지도 않았답니다. 



어찌나 신기했는지 다시 찾아가 꽈샤 다이어트를 받아볼까 잠깐! 고민까지 했다니까요! 


알고 보니 꽈샤는 중국 전통 치료법 중 하나로 물소뿔이나 옥같은 좋은 재료로 몸 곳곳의 혈을 자극하여 (주로 비벼서) 막힌 곳의 기를 통하게 함으로써 아픈 곳을 치료해 준다는 아주 흔하고도 유명한 치료법이었습니다.


요즘은 목욕탕에서도 꽈샤를 받는 분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이삼십 분의 고통(?) 뒤에 등줄기에 시원한 빗살 무늬를 달게 됩니다. 피부가 따 까지겠다 싶었는데 혈자리를 따라 기술 좋게 마사지를 해서 그런지, 피는 안 납니다. 하하하.





꽈샤의 원리가 궁금하긴 했는데 전 암만 자료를 봐도 이해가 안 가더라구요. 중국에는 이렇게 이해가 안 가는 일들이 참 많아요. 하지만 그런 일들을 이해하지 않고 그냥 즐겨야, 짧든 길든 중국에서의 시간이 편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것도 소중히 지켜온 그들의 문화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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