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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부장 Oct 30. 2020

상하이런(上海人)들의 운동 준비

아무래도 좋아요 내가 편하다면 

상하이는 아직도 여기저기 공사 중인 곳이 많습니다. 그래도 개발이 일찍 이뤄진 아파트 주변은 공사 소리가 별로 들리지 않은 편인데, 작년부터 집 주변 길거리를 중심으로 뚝딱 뚝딱 공사가 좀 잦더라구요. 무슨 일인가 했는데 어느 날 짠! 하고 산책로가 생겨났습니다. 이름하여, <상하이 뤼따오 上海绿道 -Shanghai Greenway>. 상하이 전반적인 미관과 사회 기반 시설을 업그레이드한다는 정책이 실행 중이라고 들었는데, 정부 사업 중 하나라고 합니다. 상하이에 총 1000km의 산책 전용 그린웨이를 만들 예정이라 하는데 전동차 자전거 등이 들어갈 수 없게 막아두고 주변은 온통 푸른색으로 조경도 멋지게 꾸몄습니다. 조깅할 맛 나겠어요. 




우리 라이더들의 질주본능을 자극하는 장애물 없는 길이지만, 이륜차는 들어갈 수 없어요. 안타깝지만 옳은 조치입니다. 



가끔, 산책로의 유혹에 빠져 조깅을 하곤 합니다. 동네 주변이라 그런지, 자주 마주치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들의 조깅복 차림이란 참 다양합니다.


머리는 허옇지만 운동으로 다져진 잔근육을 자랑하시는 할아버지는 여름마다 사각팬티 한 장에 운동화.


길을 내달리지는 않지만 땀이 송글 송글 맺힐 정도로 열심히 걸으시는 할머니는 땀 흡수가 전혀 안될 것 같은 나이론 꽃 프린트 원피스 차림입니다. 중국 할머니들이 즐겨 신으시는 역시 나일론 스타킹도 세트.


청바지 대신 편한 트레이닝 바지를 입으면 좀 덜 힘들 것 같은데요! 더 힘들게 운동 하려는 의도일까요?


물론, 고급 브랜드를 차려 입고 막 헬스장에서 나온 것 같은 분들도 있긴 합니다.


복장이 자유로움은 옷에만 그치지 않지요.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시는 남자분들은 거의다가 캐주얼한 신사화에 신사용 양말(여름에는 얇은 스타킹 재질도 있어요) 차림입니다.


흔들흔들 테슬이 달린 가죽 캐주얼화에 구멍 송송 레이스 양말. 편하긴 할 것 같네요.



맨발에 샌들 차람으로도 빨리 걷기는 가능합니다. 의지만 있다면요.


가끔 고무 샌들도 등장합니다. 양말은 옵션입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발 냄새난다고 엄마한테 혼날 것 같긴 한데 말이지요.




이 모두가 실제 상하이 뤼따오에서 자주 만나는 주민들의 운동복 차림새입니다. 그들은 내가 좋으면 됐지 남들이 보기에 어떨지 관심 없이 운동에만 집중합니다. 우리나라 산책로에서 만나는 온갖 스포츠 브랜드들의 스포츠 전용 옷, 운동화와는 참 다른 모습입니다. 

 무슨 일이든 하려면 이유가 백 가지, 하기 싫으면 핑계가 백 가지라 했지요? 저도 쿠션 없는 운동화, 또 작아져 버린 운동복 핑계 대지 말고 산책로라도 더 열심히 걸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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