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간은 느리게 간다

by 김다희

먼저 아이를 낳은 친구들이 있다.

친구들의 출산 소식을 들을 때마다 ‘벌써?’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임신한지 채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어느 새 아장아장 걷는 아이 손을 잡고 나타나는 친구들을 보며 시간 참 빠르구나, 싶었다.


허나 나의 시간은 느리게만 간다.

언제 이 열 달의 시간을 넘어 아이를 만날 수 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을 만큼

느리고, 또 느리다.


성격이 조급한 탓에 기다림을 힘들어만 하는 나였다.

하지만 요즘은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며,

이 시간을 누리는 연습을 한다.


성숙의 시간을 지나야만 너를 만날 수 있겠지.


보다 크고 넓은 사람이 되어 너를 안고 싶다.

그때까지 보다 기쁘게 이 시간을 지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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