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0년 계획

조급증 없애기

by woo

어렸을 때 나는 무엇이든 빨리 배우는 편이었다. 하는 것마다 습득이 빠른 편이고 또 비교적 잘했다. 다재다능하다고 할까. 심지어 배우지 않아도 잘하는 것도 있었다. 첫 문장부터 너무 재수 없었나? 하지만 그게 인생의 독이었다면 조금은 당신의 화가 누그러질 수 있을까.


나에게는 빨리 배우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고, 남들보다 앞서 있는 것이 익숙했다. 그래서 참고 인내하고 노력하는 일이 서투르다. 이것저것 다 잘하는 줄 믿었는데 살다 보니 못하는 것이 있었고, 그 일은 더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포기하는 일이 되었다. 빨리 배우는 게 당연한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은 해도 안 되는 일이므로 더 노력할 가치가 없다는 핑계였다.


그리고 여전히 빨리 배우는 것은 남들보다 이미 한 발짝 앞서 있어서 더 이상 노력하지 않는 이유가 되었다. 남들이 더 노력해서 나를 앞서가는지도 모르고, 마치 여유를 부리다 거북이에게 지고 만 토끼처럼 혼자만의 착각 속에 그 자리에 가만히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지는 경기를 여러 번 했다. 이것저것 잘하는 게 많으니 그냥 처음 그 우쭐함을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다재다능함이 결국 어느 하나도 끝까지 완주하지 못하는 저주가 되었다.


20대에 그런 헛짓을 많이 하다 보니 30대에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그리고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이제 하나를 제대로 해보자 마음먹는 일도 힘들었지만 무엇보다도 처음 할 때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없고, 도무지 내가 성장하고 있나 싶은 의심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원래 다이어트도 처음에는 살이 잘 빠지지만 그 이상, 혹은 유지가 더 힘들다고 하지 않는가. 조금의 노력으로도 남들이 주목했던 삶에 완전히 적응되어 더 큰 성장을 위한 인내의 성질을 알지 못했다. 원래라면 나는 취업도 1년 만에 척척 해야 하고, 글도 쓰면 바로 당선이 되어야 하는 삶에 프로그래밍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름 엄청난 노력을 한 것 같은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 괴로웠다. 친구들은 점점 삶을 완성해가는 것 같은데 도대체 난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할까, 매일매일 두렵고 답답했다. 그리고 그렇게 조급할수록 나의 글은 더디 성장했다. 충분한 양분을 빨아들이지 못하여 마음을 적시지 못한 연유다. 조금씩 깨닫는 과정 중에 있긴 하지만 조급함은 정말 인생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나는 이 조급증을 버리고 성장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10년 단위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즉, 10년은 노력해 보자는 것이다. 물론 '취업을 10년 동안 준비해보겠다' 이런 류의 계획은 조금 곤란하겠지만 나처럼 일, 이년 노력하고 안된다고 포기하는 사람들, 혹은 지레짐작으로 시작도 못하는 사람들은 인생을 길게 바라보는 연습이 분명 필요하다. 20대에는 30대가 되면 시들시들해져 청춘은 끝났다고 생각하던 나이였는데, 되어보니 아직 너무 아깝고 애틋하다. 30대가 바라본 40대는 정말 아줌마, 아저씨가 될 것 같은 나이지만 그때가 되면 또 생각이 달라져 있지 않을까?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나는 강산이 변하는 설렘으로 성장한 나를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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