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꿈이 내 삶을 더 짓누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꾸라

by woo

누구나 꿈이 있다. 단지 꿈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만이 존재할 뿐이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대기업 입사? 공무원이 되는 것? 그냥 뭐가 됐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 당신 꿈인가? 무엇이 됐든 당신의 꿈을 응원한다. 그 꿈을 꾸는 동안 당신은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걸 안다. 나 역시도 한때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무수한 밤을 새우며 자기 소설을 써댔고, 서류 광탈의 슬픔도 맛보았다. 단순히 Ctrl C와 Ctrl V를 눌러댈 수 없게 서류 전형은 진화해 갔고, 온 세상 기업의 기준을 맞추기에 급급해 똥줄이 타들어 갔다. 그런데도 들려오는 소식은 불합격. 이 기분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냥 그런 문자 통보나 채용 사이트에서의 불합격이라는, 그것도 ‘넌 재고의 여지도 없이 확실히 불합격이야’라고 강조하듯 써 놓은 붉은 글자를 떠올리면 여전히 울컥한다.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오디션 프로그램은 또 어떤가. 거기 출연하는 참가자들이 너무 멋있고 대단해 보이지만 한편으로 그들이 느낄 불안함과 초조함을 생각하면 내 마음마저 졸이게 된다. 내가 보고 듣기에는 퍽 잘하는데 전문가는 다른 평가를 내놓을 때, 그리고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상 경쟁을 하게 되고 누군가는 반드시 떨어질 때면 저들의 빛나는 꿈이 어쩔 수 없이 또 쓰라린 아픔을 주는구나 생각하게 된다.


꿈이란 것이 본디 그런 것 같다. 꿈을 가진 자는 그 사람을 빛나게 하고, 발전시키기도 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거쳐야 할 수많은 좌절이 때론 그 사람을 짓누르기도 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그 꿈이 무거워 던져버리기도 하고, 그 무게에 압사당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무책임하게도 꿈을 꾸라고 말하지만 그 꿈이 얼마나 무거운지는 왜 말해 주지 않은 것일까? 마치 꿈을 꾸기만 하면 모두 다 이루어질 것처럼. 지니의 요술램프에 소원을 말하기만 하면 모두 들어주는 것처럼.


사실 기업 입사는 찰나의 꿈이었다. 그냥 대학을 졸업했으니 취업을 해야 하는 건가 보다 하는 과정 중의 하나일 뿐이었고 그게 잘 안되자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만 했다. 그게 나를 가장 힘겹게 했던 지난한 꿈이다. 그리고 그 꿈 덕분에 계약직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다.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 해외 워킹홀리데이 등의 짧고 긴 계약직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처음 꿈을 품었던 스물다섯부터 30대 중반이 되어버린 지금까지 결국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경험을 하며 느낀 바를 공유하고 싶었다. 특히 20대의 청춘들에게. 누군가는 꿈을 이루겠지만 사실 그보다 더 많은 청춘들은 나와 같이 좌절을 겪으며 불행하다고 말할 것이다. 그게 싫었다. 좌절은 인생에 필요한 관문일 수 있고, 어쩌면 거기서 인생의 진리를 깨달을 수 있겠지만 한 번의 좌절이 영원한 좌절이 되지 않게 지혜롭게 그 과정을 겪어 나갔으면 했다.


꿈을 이룬 자는 그때 그렇게 힘들었지 하며 추억으로 삼을 수 있겠지만 여전히 달려가야 하는 우리들에게는 욕 나오는 고행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 하나 내 꿈에게 고마운 점은, 나를 발전시켰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꿈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삶을 힘들게 하더라도 꿈꾸기를 주저하지 말라는 것이다. 꿈은 그것을 이루고 말고 와는 상관없이 자신을 발전시켜 줄 것이다. 그게 우리가 꿈에게 가져야 할 자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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