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
요즘은 은행 창구를 찾을 필요도 없다. 휴대폰으로 ‘증권사 앱’ 설치하고, 본인 인증만 하면 몇 분 만에 계좌를 만들 수 있다. 대표적인 증권사는 키움 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 NH 투자, 삼성증권, 토스 증권 등이 있다. 중요한 것은 ‘어디가 가장 좋다’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곳이 어디인가’다. 증권사마다 수수료, 거래 편의성, 인출 방식, 화면 구성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네 개의 계좌를 가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ISA 계좌와 위탁 계좌, 또 토스 증권, 카카오페이 증권 계좌다. ISA 계좌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로 여러 금융상품을 한 통장에 담을 수 있고, 일정 금액 이하의 수익에는 세금이 면제된다. 즉, 세금 혜택이 큰 절세형 계좌다. 꾸준히 돈을 모으고 장기 투자하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하다. 이 통장은 최소 3년 동안 유지해야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계약 기간 전에 돈을 인출하려면 통장을 해지해야 하고, 그동안 받은 혜택은 반환해야 한다. 단, 원금 자체는 언제든 인출할 수 있다.
반면, 토스 증권 계좌는 훨씬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주식을 팔면 바로 다음 날 현금 인출이 가능하고, (소정의 수수료가 있긴 하지만) 앱 구성도 깔끔해 초보자가 쓰기 좋다.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바로 출금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참고로, 대부분의 증권사에서는 주식을 매도한 뒤 3 영업일 후에야 현금 인출이 가능하다. 이 작은 차이가 실전에서는 꽤 크게 느껴질 때가 있다. 물론 재투자는 바로 할 수 있지만 말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장점 중 하나는 이벤트성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주식 모으기’ 이벤트에 참여 중이다. 매일 엔비디아 주식에 1,000원씩 투자하고 있는데, 하루에 약 0.003주씩 모으는 방식이다. 이 투자 방식은 2024년 11월 14일에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245회를 모아서 총 1.036주가 모였다. 현재 수익률은 38.51%로 81,738원이 수익 중이다. ‘주식 모으기’ 외에도 일반 증권사처럼 자유롭게 매매도 가능하다.
증권사 계좌를 개설했다면, 이제 해당 앱을 켜보자. 로그인 후 처음 보게 되는 화면에는 ‘관심 종목’, ‘주문’, ‘잔고’, ‘차트’ 등의 메뉴가 있다. 여기서 관심 종목을 먼저 만들어두는 것이 좋다. 주식을 바로 사지 않아도 된다. 처음엔 단지 시장 관찰하는 용도로 ‘나만의 종목 리스트’를 만들어두면 유용하다. 관심 종목을 등록해 두면, 매일의 주가 변화를 보며 시장 흐름을 감각적으로 익힐 수 있다.
증권사 홈페이지마다 관심 종목 포트에 테마 별로 서너 종목씩 담아 두고 있다.
조선주: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HD한국해양조선
방산주: 한화에어로시스템, 현대로템, 한화시스템
원전주: 두산에너빌리티, 한전산업, 한국전력
AI·반도체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바이오·제약주: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유한양행
로봇주: 로보티즈, 레이보우티스, 클로봇
이 종목들을 모두 매수하기 위함은 아니다. 매일 시장의 방향을 읽기 위한 나만의 관찰 리스트다.
어느 날 ‘방산주 강세’라는 뉴스가 나오면, 관심 종목에 있는 방산 관련 주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해 본다. 이런 행위를 반복하다 보면 시장의 ‘온도’ 읽는 감이 조금씩 생긴다. 주식시장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어느 날은 제약·바이오가 강세를 보이고, 또 다른 날은 원전이나 로봇이 오른다. 테마 별로 돌아가며 돈의 방향이 늘 바뀐다. 증권사 앱을 통해 통장을 만들고 나면, 이런 흐름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가게 된다.
증권사 계좌에서 모의 투자로 연습한 뒤 실전에 임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차라리 단돈 십만 원이라도 직접 시장에 뛰어들어 매수와 매도를 경험해 보기를 추천한다. 화면 속 가상의 숫자가 아니라, 내 돈이 오르내리는 현실의 변화를 몸으로 직접 경험해 봐야 진짜 감각이 생긴다. 결국, 투자 실력은 돈의 크기보다 경험의 깊이에서 자라난다. 직접 사고팔며 얻는 작은 긴장과 깨달음은, 책이나 이론이 대신해 줄 수 없는 가장 값진 공부다.
계좌를 개설하고 처음으로 주식시장을 마주했을 때, 내가 가장 먼저 배운 진리는 이것이었다.
“언제나 오르는 주식도, 언제나 떨어지는 주식도 없다.”
이 단순한 문장은 투자 세계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해 산 주식이라 해도, 시장의 순환 속에서 오를 때가 찾아온다. 반대로, ‘이번엔 확실하다’라며 자신 있게 들어간 종목도 어느 순간 방향을 잃고 흘러내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중요한 건 ‘어떤 종목을 사느냐’보다 ‘어디를 바라보느냐’다.
시장의 흐름을 가장 빨리 알아차리려면, 내 관심 종목 안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움직임 하나도 놓치지 않는 눈이 필요하다. 결국, 주식투자는 돈의 게임이 아니라 ‘관찰의 훈련’이다. 숫자 너머의 흐름을 읽는 감각이 쌓일 때, 비로소 내 이름으로 된 주식통장의 숫자가 늘어난다.
주식 고수들은 여러 개 통장을 이용하기도 하고, 모니터 앞에서 복잡한 차트와 지표를 보며 매수매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초보자에게 그런 환경은 오히려 부담스럽다. 나는 아직도 숫자와 그래프가 복잡하게 얽힌 화면을 보면 머리가 아프다.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래서 거래는 대부분 휴대폰으로 한다. 휴대폰 화면은 작지만, 장점이 있다. 언제 어디서든 매수·매도가 가능하고, 주식통장 조작도 단순하다. 지하철 안에서도, 점심시간에도, 여행지에서도 시장의 흐름을 체크할 수 있다. 투자는 결국 자신에게 편한 도구를 찾는 것에서 시작된다.
주식통장은 단순한 금융수단이 아니다. 내가 내린 선택과 감정이 고스란히 기록되는 곳이다. 그러니 계좌를 만든다는 것은 단순한 금융 행위가 아니라, ‘투자자로서의 첫 마음’을 여는 일이다. 돈의 방향을 이해하고, 세상의 흐름을 배우는 과정이 바로 주식통장 속에 있다.
처음 주식통장 만들고 두리번거리던 날이 기억난다. 그때 낯설고 복잡해 보이던 화면 속 숫자들이, 이제는 하루의 일상처럼 느껴진다. 커피 한 잔 마시며 관심 종목 살펴보고, 하루를 정리하며 내 계좌 확인하는 일상. 주식은 이렇게 내 삶의 가까운 곳에 있다.
통장 하나 여는 일. 작고 단순한 시작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큰 의미가 담겨있다. 내 돈이 세상과 연결되는 첫 길, 새로운 배움을 향해 나아가는 첫걸음. 돈과 세계의 경제를 배우는 첫 노트다. 주식통장은 이런 것이다. 숫자가 아니라 마음의 좌표. 돈이 아니라 신뢰의 시작. 언젠가 자신이 만든 계좌의 숫자가 커지는 날이 오더라도, 처음 통장을 열 때 느꼈던 설렘과 첫 버튼 누를 때 손끝에 닿던 그 떨림은 잊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