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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인연은 지나간 대로

by 무아

카페에서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전에 만났던 남자친구가 노래방에서 불렀던 노래였다. 갑자기 그 노래를 들으니 사귀었을 적 추억들이 떠올랐다. 끝이 좋았던 이별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즐거웠던 추억들이 꽤나 많았던 그런 인연이었다.


지나간 인연을 놓지 못하고 매달렸던 적이 있다. 나는 끝나지 않았는데, 끝을 통보받으니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이유도 납득할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쓰린 기억이다. 진심이 무시당하고, 어떤 노력도 통하지 않는 기분은 겪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하지만 받아들여야 했다. 한쪽이 등을 돌린 이상, 다른 한쪽이 아무리 노력해도 관계는 예전처럼 다시 되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끝이 난 관계는 좋았던 추억만 챙기고 보내줘야 함을, 지나간 인연은 지나간 대로 흘려내야 함을 많이 아파본 후에야 알게 됐다.


지금은 지나간 인연에 미련을 갖기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내 옆을 지켜준 사람들의 소중함을 느끼고 이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하는 데 에너지를 쓰려고 한다.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이 가끔은 지치고 버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기다리는 것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사람은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라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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