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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풍기 Aug 08. 2023

5억이면 송파구에 집 사나요?

서울 한복판 먹자골목 투룸 빌라 신혼생

우리가 결혼을 할 당시에는 집값이 많이 오르기 전 이었다. 2018년이었으니깐. 그때 당시 집을 구하는 친구랑 하는 이야기로 자기 회사 과장님이 송파구에 5억짜리 아파트에 들어갔다. 하는 이야기가 아직도 귀에서 생생하다. 당시에 듣고도 아 5억은 있어야 서울에 집을 살 수 있구나 정도로 생각했다. 주택담보대출 이런건 알지도 못했다. 왜이렇게 경제적 지식이 없었을까?


 그때로 돌아가서 그 5억짜리 아파트 어디니? 당장 내가 샀어야 하는 건데. 싶은 마음이지만. 그때만 해도 집값이 지금처럼 높이 형성되어 있지는 않았다. 왜 아파트 가격 한번 알아보지 않았을까?
 
 
 청약 통장 하나 덜렁 가지고 있었지 어떻게 집을 사야 하는 것인지? 내가 살 수 있는 집이 있는 것인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결혼하는 당시 양가 부모님은 지방에 계시는 분들이었고, 청약에 대해서는 통장도 만들어 본 적 없으신 분들이었고. 마냥 서울의 집값은 비싸라고 생각했던 게 컸던 것 같다.



 예산 안에서 집을 구하려니 선택지가 아주 적었다. 그래도 빌라로 알아보니 서울 한복판에는 구할 수 있는 예산이었다. 방 갯수는 적지만 남편 직장이 가까운 잠실 쪽으로 구하게 되었다. 사실 아파트를 사야 한다는 생각조차 언감생심 하지도 못 했던 거 같다. 마냥 비싸다 비싸다 했지 가격을 찾아볼 생각도 못 했던 것 같다. 당시에는 직방으로 원룸 시세나 검색해 봤었지 아파트 시세 한 번도 검색해 본 적이 없었으니깐.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은 금리가 아주 좋은 편이었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신혼부부에게 나라에서 저렴하게 전세자금 대출을 해주는 것인데. 조건은 하나. 혼인신고였다. 별생각 없었다. 그냥 어차피 혼인신고는 할 것이고 대출 금리를 낮춰준다고 하니 별생각 없이. 그저 그게 좋다고 생각하면서 결혼하기 전에 혼인신고를 하고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먹자골목 투룸 신혼생활을 시작하였다.

 지금 결혼하는 사람들은 혼인신고도 늦게 한다고 한다. 왜인지 혼인신고를 하면 더 불리해지는 정책들과 혜택들 때문인지, 점점 그렇게 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청약을 오래 도전해 보기 위해서도 늦게 한다고 한다. 그것도 다 시간이 지난 후 알게 되었다. 아무런 대비 없이 아무런 공부 없이 계획도 대책도 없이 그렇게 지냈던 것 같다.
 
 당시 나이가 어린 편이었어서 결혼을 한 친구가 없었다. 몇몇이 있긴 했지만 지방에 있는 친구들이라 당연히 아파트에서 시작을 했었고. 지방도 그때 당시에는 도전해 볼 만한 가격이었다. 이런 시작을 하는 게 뭔가 그 나이었기 때문에 그 서울 한복판 먹자골목에서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골목은 항상 시끄러웠고, 담배 피우고 술에 취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그래도 그때는 골목을 나가면 넘치는 가게들과 상권. 가까운 백화점 모든 것들이 너무 행복했었다. 저녁마다 남편이랑 맥주 한잔하는 재미도 또 다른 행복이었다. 가까운 곳에 시동생이 자취를 하고 있어 그렇게 자주 만났다. 저녁마다 신나게 놀고 배달음식과 사 먹는 음식에 통장에 얼마를 모으고 있는지, 한 달 식비가 얼마인지 생각 없이 보냈던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좁고 좁은 빌라에서, 수납공간은 없고, 짐은 늘어나고. 남편의 업무들이 늘어나면서 공간 분리에 대한 욕망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결혼하고 일 년 반. 우리는 아파트 이사가 필요하다고 느낀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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